아시다시피 요즘 전기밥솥들 성능이 워낙 좋아져서 보온 24시간, 길게는 48시간까지 표시되는 제품도 있잖아요. 그런데 이걸 액면 그대로 믿고 며칠씩 보온 돌리시는 분들 계시더라고요. 제 경험상으로는 절대 권하고 싶지 않은 사용법이에요. 직접 해보니까 밥맛이랑 전기세 모두에서 손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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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밥맛 변화는 6시간이 첫 번째 고비예요. 보온 시작 후 6시간까지는 큰 차이를 못 느끼는데, 그 이후부터는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밥알 표면이 조금씩 딱딱해지기 시작하거든요. 12시간 넘어가면 노르스름하게 변색되는 부분이 바닥부터 올라오고, 고소한 구수한 냄새가 아니라 묵은 쌀 냄새 비슷한 이취가 나요. 저희 집은 애들이 예민해서 그런지 12시간 지난 밥은 국에 말아줘도 “엄마 이거 맛 이상해”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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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고비는 24시간, 밥 색깔이 확 변해요. 24시간 연속 보온은 정말 비추예요. 바닥 쪽은 누렇게, 어떤 때는 살짝 갈색으로 변하고요. 당연히 압력밥솥이 단순 보온밥솥보다 수분 유지는 더 잘 되는데, 그래도 한계가 있거든요. 그리고 이때쯤 되면 밥에서 느끼한 냄새 비슷한 게 올라와서 반찬 냄새랑 섞이고 별로예요. 제가 느끼기엔 보온 시간이 길수록 전분이 분해되는 건지, 찰기도 떨어지고 푸석해지는 식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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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세는 하루종일 켜두면 생각보다 많이 나와요. 정확한 소비전력은 밥솥마다 달라서 단정 못 하겠지만, 제가 쓰는 모델은 보온 소비전력이 약 30~40 W 정도라고 표기돼 있더라고요. 이걸 24시간 한 달 내내 돌린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으로 30 W x 24시간 x 30일 = 21.6 kWh 정도예요. 우리 집 전기요금 단가로 따지면 한 달에 몇천 원 나오는 수준인데, 이게 적은 금액은 아니거든요. 밥 한 번 지어서 냉동실에 소분해두면 전기료는 거의 안 들고 꺼내서 전자레인지 돌리는 전력은 몇십 초면 끝나니까, 그게 훨씬 경제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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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담 하나 말씀드리자면요. 작년 설에 떡국용 가래떡 뽑아놓고 설 전날 밤에 미리 밥을 해뒀어요. 그런데 깜빡하고 이틀 넘게 보온 상태로 놔두는 바람에, 제사 지내려고 솥 열었더니 밥이 퍼렇게 변해 있었어요. 보온 모드인데도 밥이 상한 거예요. 습도가 낮게 유지되는 겨울이었는데도 그렇더라고요. 알고 보니 보온 온도가 세균 번식을 완전히 억제할 만큼 높지 않은 제품들이 많대요. 60도 전후면 위험 구간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8시간 이상 보온할 일 있으면 무조건 소분해서 바로바로 냉동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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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권장하는 타임라인은 이래요. 아침에 밥 해서 오후까지 먹을 분량만 솥에 남기고, 나머지는 식자마자 1공기씩 랩에 싸서 냉동실로 직행이요. 저녁 이후 남은 밥은 다음날 아침 볶음밥이나 주먹밥으로 처리하고, 밥솥 보온은 저녁 8시면 무조건 끕니다. 보온 하루 넘기는 건 이제 상식 밖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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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압력밥솥 보온이 일반밥솥보다 낫긴 한데요. 압력밥솥 보온 기능이 확실히 수분 증발이 적고 밥알이 마르는 속도가 느려서, 일반 전기밥솥보다는 오래 버텨줘요. 제가 과거에 일반 밥솥 쓸 때는 8시간만 지나도 밥 윗부분이 딱딱해졌는데 지금 쓰는 압력밥솥은 12시간까지도 그런대로 먹을 만해요. 그렇지만 24시간은 압력밥솥이라도 답이 없어요. 결국은 기능 맹신하지 말고 내 입맛과 전기요금 고지서를 믿는 게 정답이에요.
혹시 ‘냉동밥 해동했을 때 갓 지은 밥처럼 살리는 팁’ 이 궁금하시면 다음에 또 풀어볼게요. 그건 또 전자레인지 시간 조절이랑 물 살짝 묻히는 요령이 있거든요. 다들 아깝게 버리는 밥 없도록, 건강하고 알뜰하게 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