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장 보러 갔다가 계산대 옆에 인 종이봉투를 처음 봤습니다. 평소 쓰던 비닐봉투 대신 갈색 종이로 나왔더군요. 직원분께 여쭤보니 지난달부터 시범 운영 중이라 하셨고, 전단에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7%가 이용 의향을 보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 수치는 농협 하나로마트 자체 조사이고, 저는 현장에서 실제 본 사람으로서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고 니다.
우선 저는 예전에 다른 마트에서 종이봉투를 써본 적이 있는데, 그때 냉동식품 담은 걸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결로 때문에 밑창이 젖어 터졌습니다. 하나로마트 버전은 코팅이 좀 더 두꺼워 보였지만, 그래도 오늘 산 생수 2리터 6팩을 담기엔 무리였어요. 손잡이 부분이 겉으로는 튼해 보이는데, 들고 5분쯤 걸으니 종이가 서서히 찢어지는 느낌이 나더군요. 결국 한 손으로 밑을 받치며 걸었습니다.
비용 면에서도 고민이 생니다. 현재는 봉투를 무상 제공하는데, 농협 측 발표를 보면 '내구성과 비용 효율성을 검토해 확대하겠다'고 했거든요. 이 말은 결국 언젠가 유상 전환 가능성을 열어둔 거라고 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가계부 쓰는 입장에서 장보기 봉투값이 월 3천 원을 넘어가면 심리적 저항이 생깁니다. 비닐봉투 환경부담금 10원보다 종이봉투 원가가 씬 높을 테니, 나중에 300원 이상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도 77%라는 숫자가 거짓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주변만 봐도 초등학생 자녀 둔 엄마들은 학교에서 '분리배출' 과제를 해오면서 종이 포장재에 꽤 익숙해져 있습니다. 저도 딸아이가 작년에 환경 숙제로 마트 투 재질 비교해오는 걸 보고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시작했거든요.
다만 저는 종이봉투가 진짜 친환경인지는 아직 의문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물과 에너지를 비닐보다 훨씬 많이 쓴다는 보고도 있고, 한 번 으면 재활용이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오히려 장바구니를 의무화하거나, 기존 비닐봉투를 여러 번 수 있게 두께를 올리는 쪽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농협 하나로마트의 이번 시도 자체는 의미 있게 봅니다. 적어도 '포장재를 줄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매대 앞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던지는 셈이니까요. 다만 저처럼 냉동식품을 주로 사는 가정에서는 아직 완전히 믿고 쓰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고, 앞으로 내구성 개선과 비용 투명성 두 가지가 동시에 해결돼야 '77%'가 실제 구매로 이어질 거라고 봅니다. 지금은 그냥, 좋은 의도이지만 실사용에서 한두 번 당황하면 손이 안 가는 물건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