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집에 오면 제일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손 씻기인데요, 욕실 들어갔다가 문득 생각난 김에 적어봅니다. 변기 물 내릴 때 뚜껑 닫는 습관, 저희 집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위생 교육 받아온 딸아이가 오히려 저랑 남편을 감시하더라고요. 그전까지는 솔직히 저도 대충 살았어요.
왜 닫아야 하는지 찾아보니까 원리는 간단하더라고요. 물을 내릴 때 변기 내부의 물이 강하게 회전하면서 수조로 빨려 들어가는데, 이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공기 중으로 튀어 오른다고 해요. 여기까지는 상식 선에서 아는 분들 많죠. 제가 진짜 신경 쓰이기 시작한 건 이 물방울들이 어디까지 날아가는지 직접 확인해보고 나서예요.
남편이랑 작은 실험 비슷하게 해본 적 있어요. 투명한 비닐을 변기 주변에 쳐놓고 뚜껑 열고 물을 내려봤는데, 비닐에 맺힌 미세한 물방울들이 변기에서 반경 1미터는 가볍게 넘더라고요. 저희 집 욕실은 그리 넓지 않아서 세면대 위 칫솔 걸이가 딱 그 범위 안에 있었어요. 그날 바로 칫솔 살균기 알아봤습니다. 칫솔을 입에 넣는 물건인데, 생각만 해도 찝찝하더라고요. 칫솔뿐만 아니라 세면대 옆에 두는 클렌징폼, 수건 걸이도 영향권이에요. 수건으로 얼굴 닦을 때마다 신경 쓰이기 시작하면 답이 없어요.
세균 얘기가 나오니까 하나 더 적자면, 이건 제가 미생물 전공자도 아니고 병원에서 검사 돌려본 것도 아니라서 정확한 수치를 안다고 말할 순 없어요. 다만 일반적으로 장내 세균이나 분변에 있을 수 있는 대장균 같은 것들이 물방울과 함께 공기 중으로 퍼질 수 있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더라고요. 특히 면역력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 있는 집은 더 신경 쓸 수밖에요. 저희 딸이 어릴 때 장염으로 고생한 적 있어서, 그 뒤로는 정말 별걸 다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뚜껑 닫는 걸로 끝이 아니에요. 닫고 물 내린 다음에 뚜껑 윗면을 만지게 되잖아요? 그 손으로 수도꼭지 잠그고, 세면대 만지고 하면 결국 교차 오염이 생기는 거라서 저는 뚜껑 닫고 물 내린 다음에는 바로 손을 씻어요. 그리고 변기 뚜껑 자체도 하루 한 번은 욕실용 물티슈로 닦아주는 편이고요. 여기까지 하면 좀 과하다는 소리 듣긴 하는데, 이미 신경 쓰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어요.
또 하나 실용적인 팁을 드리자면, 손님 오셨을 때예요. 저희 집은 평소에 뚜껑 닫고 물 내리는 게 습관이라 신경 안 쓰는데, 손님 중에는 모르시는 분들도 있어요. 초인종 누르기 전에 욕실 변기 뚜껑은 미리 닫아둡니다. 닫혀 있으면 대부분 그 상태로 물을 내리시더라고요. 작은 심리전 비슷한 거죠. 열려 있는 것보다 닫혀 있는 게 기본값처럼 보이니까 도움이 돼요.
솔직히 처음엔 저도 '그냥 물 내리고 말지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요, 습관 들이고 나니까 안 닫고는 못 내리겠더라고요. 초2 딸아이도 이제는 제가 깜빡하면 "엄마 뚜껑!" 하고 지적해요. 부끄럽지만 덕분에 가족 전체가 함께 적응했네요. 작은 습관 하나로 욕실 전체 위생 수준이 달라지는 경험, 해보실 분들은 일주일만 의식적으로 해보시길 권해요. 일주일이면 몸이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