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제 방에 있던 스킨답서스 하나를 거의 죽일 뻔했어요. 겉에서 보기엔 흙이 완전 바짝 말라서 ‘아, 물 줘야지’ 하고 샤워기처럼 팍 부어줬거든요. 근데 잎이 자꾸 노래지고 밑둥이 물러지는 거예요. 뭔가 이상해서 화분째로 들어봤는데, 밑구멍으로 물이 한 방울도 안 빠지고 흙이 축축하게 젖어있는 거 있죠. 진짜 그때 소름 돋았어요.
제가 그동안 얼마나 멍청하게 식물을 키우고 있었는지 깨달은 순간이었어요 ㅋㅋ.. 겉흙만 보고 물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 제가 직접 몸으로 체험한 걸 좀 정리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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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흙은 마르는 속도가 진짜 사기예요. 제 방이 지금 난방이 좀 세게 들어오는 편이라서, 흙 표면이 하루 만에 하얗게 마르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이게 착시인 게, 흙이 물을 머금는 구조상 표면만 대기 중에 수분 다 뺏기고 속은 축축한 경우가 대부분이더라구요. 특히 분갈이한 지 좀 돼서 흙이 단단해진 화분일수록 더 심해요. 저는 책상 위에 올려둔 작은 테라코타 화분인데도 속은 완전 질척한데 겉은 바짝 말라서 감쪽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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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는 산소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과습이 산소 공급을 막아요. 이건 제가 식물 유튜브 보면서 알게 된 건데, 흙 속에 있는 빈 공간으로 산소가 들어가야 뿌리가 숨을 쉰대요. 근데 물을 너무 자주 주면 그 빈 공간이 물로 꽉 차서 뿌리가 질식한다고 하더라구요. 제 스킨답서스가 딱 그랬어요. 뿌리가 썩으면서 잎까지 노랗게 변하는 전형적인 과습 증상이었는데, 저는 겉흙만 보고 ‘물이 부족한가?’ 하고 더 줬으니… 진짜 바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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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한 마디 넣어보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달라져요. 예전에 어디서 ‘나무젓가락 꽂아서 확인하라’는 팁을 본 적이 있는데, 솔직히 귀찮아서 그냥 대충 봤어요. 그런데 이번에 망하고 나서는 진짜로 손가락을 첫 마디까지 푹 찔러넣어보고 있어요. 흙이 손가락에 묻어나오면 아직 안 준 거예요. 저는 이게 귀찮음의 임계치를 살짝 넘어서 고민이긴 한데, 그래도 식물 하나 다시 사는 것보단 낫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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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 무게를 기억해두는 것도 좋은데, 저는 아직 헷갈려요. 어떤 분들은 물을 흠뻑 준 직후에 화분을 들어보고 무게를 외워두라는데, 이게 은근히 어렵더라구요. 저는 화분 4개 정도 키우는데 크기랑 재질이 다 다르니까 매번 들어볼 때마다 ‘이게 무거운가? 아닌가?’ 헷갈려서 결국 손가락 찔러넣기로 정착했어요. 여러분도 둘 중에 본인한테 맞는 걸로 하시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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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마다 물 주는 주기가 다르다는 건 너무 당연한 건데,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이라는 말에 너무 매몰됐었어요. 인터넷에서 ‘스킨답서스는 일주일에 한 번’ 이라고 하니까 그걸 교과서처럼 믿고, 달력 앱에 물 주는 날까지 체크해놨거든요. 근데 계절이랑 방 안 습도, 화분 재질에 따라 다 다르잖아요. 겨울에 난방 빵빵한 방이랑 여름에 습한 방이랑 같은 주기일 리가 없는데… 그냥 내 식물이 나한테 신호를 보내는 걸 관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잎이 살짝 쳐지거나, 밑으로 말리는 것 같은 미세한 변화를 보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이번에 망한 스킨답서스를 살리려고 썩은 뿌리 잘라내고 흙 다 털어서 물꽂이로 다시 옮겼어요. 다행히 마디가 몇 개 살아있어서 새 뿌리가 나오고 있긴 한데, 진짜 미안하더라구요. 겉흙이 바짝 말라서 불쌍해 보여도, 한 번만 더 생각해보시길 바래요. 손가락 한 번 찔러넣는 게 식물을 살리는 거라면 그 정도 귀찮음은 감수할 만한 것 같아요 ㅎㅎ 글이 길었네요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