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동네 마트 갔는데 닭가슴살 코너가 텅 비어 있더라고요. 평소에도 건강 챙기는 분들이 많이 찾는 건 알았지만, 그 정도로 없을 줄은 몰라서 깜짝 놀랐거든요. 계산하면서 직원분께 슬쩍 물어봤더니, 요즘 ‘위고비 대신’이라며 닭가슴살이랑 그릭요거트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천연 위고비 식단’이라는 말이 진짜로 돌고 있더라고요.
위고비라는 약 자체는 원래 당뇨 치료제로 나왔는데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해서 처방받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약값도 만만치 않고, 부작용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리니까 아예 비슷한 원리로 음식으로 해보겠다는 생각인 거죠. 고단백 식품으로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자연스럽게 전체 먹는 양을 줄이겠다는 전략이거든요. 닭가슴살, 계란 흰자, 그릭요거트, 두부 같은 식품들이 주인공이고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 식단 자체가 완전히 틀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아시다시피 단백질은 소화되는 속도가 느려서 허기가 덜 지거든요. 예전에 제가 둘째 출산하고 10kg 정도가 잘 안 빠져서 3개월 정도 닭가슴살 위주로 식단을 조절한 적이 있었는데, 확실히 오후 간식 생각이 줄더라고요. 그때 경험으로 보면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는 방법이예요.
그런데 이걸 ‘천연 위고비’라고 이름 붙여서 마치 마법의 식단인 것처럼 포장하는 건 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약은 의사가 용량을 조절하고, 환자 상태를 보면서 중단하거나 바꾸잖아요. 그런데 식단은 그런 통제 장치가 전혀 없는데, 마치 약을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이름을 붙여버리니까 사람들이 과하게 몰입하게 돼요. 제 주변에서도 요즘 점심을 그릭요거트 한 통에 프로틴 파우더 타서 먹고 끝내는 분이 있는데, 얼굴에 윤기가 싹 사라졌더라고요. 그거 보면서 저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그리고 전문가들도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그 대목이라고 하더라고요. 특정 식품에 극단적으로 의존하는 건 오히려 대사 기능을 망가뜨리고, 요요 현상도 더 심하게 올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고요. 저도 그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거든요.
제가 23년 살림하면서 느낀 건, 몸에 좋은 음식도 ‘적당히’가 답이예요. 아시다시피 아무리 좋은 식재료도 한 가지에 치우치면 우리 몸은 곧바로 신호를 보내거든요. 입안이 텁텁해진다거나, 피부가 푸석해진다거나, 변비가 온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닭가슴살도 좋은 식재료지만, 그걸로 배를 채우려면 생각보다 많은 양을 먹어야 하는데 포화지방이 아예 없는 건 아니고, 나트륨도 닭고기 자체에 포함되어 있어서 신장에 무리가 갈 수도 있어요.
차라리 저라면 이렇게 조절할 것 같아요.
- 아침은 평소대로 먹고 점심에 그릭요거트를 추가하되, 견과류 한 줌이랑 냉동 블루베리를 같이 섞어서 영양 균형을 맞출 것.
- 닭가슴살은 저녁에 먹되, 찜기에 찌고 나서 마지막에 올리브오일 한 방울 떨어뜨려서 지용성 비타민 흡수를 도울 것.
- 하루 한 끼는 꼭 현미밥 반 공기라도 넣어서 탄수화물을 제한하지 말고 조절할 것. 뇌가 쓸 에너지가 있어야 식단도 오래 유지되거든요.
사실 이런 유행은 진짜 오래 못 가요. 3년 전만 해도 방탄커피가 그렇게 떠들썩하더니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해졌거든요. 저는 그때도 코코넛 오일 한 스푼 넣어서 마셔봤는데, 속이 더부룩하고 화장실만 자주 갔어요. 결국 돌고 돌아 제철 채소 듬뿍 넣은 된장국에 보리밥이 가장 든든하다는 결론으로 돌아왔어요.
이런 유행 식단들 보면 항상 안타까운 게, 정작 중요한 건 빼고 화려한 이름만 따라가게 만든다는 거예요. 고단백 식품으로 포만감 유지하는 건 맞는 말인데, 그걸 ‘약 대신’이라는 프레임으로 몰아가니까 사람들이 균형을 잃어버리거든요. 오늘 저녁에는 닭가슴살 대신 두부 구이랑 멸치볶음 해서 단백질을 보충해볼까 해요. 아시다시피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에 칼슘도 있어서 중년 여성한테는 닭가슴살보다 나을 때도 많거든요.
마트에서 그릭요거트랑 닭가슴살 사재기하시는 분들께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내일 당장 살이 빠지는 것보다, 일 년 뒤에도 오늘 먹은 것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 식탁을 만드는 게 더 큰 다이어트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