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용 밍구예요. 오늘은 제가 3년째 쓰고 있는 가계부 앱 이야기 좀 해볼까 해요. 처음엔 그냥 호기심에 시작했는데 지금은 없으면 불안할 정도가 됐어요ㅋㅋ
저는 결혼하고 퇴사한 다음에 남편 월급으로만 살림하려니까 진짜 한 푼이 아쉽더라고요. 아기 키우면서 지출은 느는데 수입은 그대로고. 그래서 시작한 게 가계부 앱이었어요. 처음 두 달은 진짜 귀찮아서 중간에 며칠 빼먹기도 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 빈 구간이 오히려 돈을 더 쓴 기간이더라고요? 기록 안 하니까 내가 얼마나 썼는지 감이 없어서.
제가 느낀 첫 번째 통찰은 이거예요.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이 작은 돈을 써요.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하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당근마켓에서 아기 옷 만 원짜리 하나. 이게 쌓이니까 월말에 15만 원 넘는 적도 있었어요. 그땐 진짜 충격이었어요. 제 머릿속에는 '나 오늘 돈 쓴 거 없는데?'였는데 앱에는 줄줄줄.
두 번째는 식비예요. 저는 이걸 깨닫기까지 오래 걸렸는데, 장 볼 때 싼 거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더라고요. 싸다고 대용량 샀다가 결국 다 먹지도 못하고 버리는 게 문제였어요. 앱에 식비 카테고리 따로 분류해놓고 보니까 할인해서 산 식재료들 중에 실제로 식탁에 오르지 못한 게 꽤 있었어요. 그 뒤로는 냉장고 파먹기 일주일 이런 걸 의식적으로 하게 됐어요.
그리고 카드값 빠져나가는 날짜랑 제 지출 패턴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보이더라고요. 저는 남편 월급 들어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가 지출이 확 늘어요. 통장에 돈 있으니까 안심하는 거죠. 근데 15일 넘어가면 긴축 모드. 이걸 알게 된 다음부터는 월급 들어오자마자 고정지출이랑 적금 먼저 빼놓고 나머지로 한 달을 버티는 연습을 했어요. 처음엔 실패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감이 잡혀요.
앱 기능 중에 제일 도움됐던 건 소비 내역을 캡처해서 저장하는 거랑, 반복 지출 알림이었어요. 제가 OTT 서비스 하나 해지한 걸 모르고 두 달 동안 요금 내고 있었는데 알림 덕분에 알고 해지했어요. 이거 아니었으면 진짜 계속 냈을 거예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가끔은 기록에 너무 집착하게 돼서 스트레스 받을 때도 있었어요. 아이 간식 하나 사면서도 이걸 꼭 기록해야 하나, 500원짜리 젤리도 앱에 입력하는 나는 뭘까... 싶을 때 있었어요. 그래서 요즘은 천원 미만은 그냥 넘기기로 했어요. 너무 집착하면 오래 못 하겠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느낀 건, 나의 소비는 결국 내 감정이랑 연결돼 있다는 거예요. 아기랑 하루 종일 씨름하고 나면 저도 모르게 인터넷 쇼핑몰 들어가서 뭔가를 사고 있었어요. 앱에서 그 패턴을 발견하고는 '아 내가 지금 힘들었구나'를 알게 되는 신기한 경험도 했고요.
가계부 앱에 대한 환상 같은 건 없어요. 이거 쓴다고 돈이 갑자기 모이거나 그러진 않아요. 하지만 적어도 내가 어디에 돈을 흘리고 있는지, 그리고 내 소비 습관이 어떤지 보여주는 거울 같은 역할은 확실히 해주더라고요. 혹시 다른 분들은 생활비 관리 어떻게 하세요? 저만 이런 소소한 통찰에 꽂혀서 3년째 쓰고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