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으로 복귀한 지 3년차, 아이 어린이집 다닐 때는 퇴근 후에 같이 있는 시간만으로도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초등학교 들어가고 학원 차 타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오후 시간이 은근히 비더라고요. 주말에 잠깐이라도 내 시간을 가져야 월요일 출근할 힘이 나겠다 싶어서 서른 넘어 취미 몇 개를 시작해봤어요. 다 혼자 하는 것들이에요. 누구랑 시간 맞추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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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라메 처음엔 인테리어 소품 하나 만들어볼까 하고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돈이 꽤 들었어요. 실 종류가 엄청 다양하고, 코튼 로프는 미터 단위로 사다 보면 처음 산다고 2-3만원 금방 넘더라고요. 유튜브 보면서 독학했는데 초반에 매듭 방향 반대로 해서 몇 번 풀다가 실 망가져서 버린 적도 있어요. 완성하고 나면 성취감은 있는데, 집에 걸어둘 데가 마땅치 않아서 선물로 많이 돌렸어요. 다만 받는 분이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는 장담 못 하겠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소소한 집중력 훈련용 정도로 남았어요. 혼자 조용히 음악 틀어놓고 실 엮으면 마음은 가라앉는데, 취미로 계속 밀고 나가기엔 완성품 활용도가 떨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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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이건 회사 근처 구청 수영장에서 배웠어요. 3개월에 7만원 정도였고, 샤워 용품 따로, 수영복이랑 수경은 있는 걸로 시작해서 초기 비용은 거의 없었어요. 강습 시간은 정해져 있었지만 오로지 내 페이스대로 물속에서 움직이는 기분이 좋았고요. 중간에 아이 아프면 빠질 수밖에 없어서 진도가 처질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강사님이 따로 뭐라 한 적 없었어요. 관장님 성향 따라 분위기가 확 갈리니까 등록 전에 꼭 1일 체험 신청해보시는 걸 추천해요. 저는 운 좋게 조용한 반에 배정돼서 꾸준히 다녔고요. 지금은 코로나 때 끊긴 이후로 재등록은 안 했는데도 몸에 물 적응 감각이 남아서 가끔 혼자 자유수영 갑니다. 잡생각 차단엔 이만한 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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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키우기 (관엽 위주) 제일 오래 지속된 취미예요. 처음에는 다이소 화분이랑 흙 사서 무조건 싼 걸로 시작했는데 그게 결국 돈 낭비더라고요. 싼 흙은 배수 잘 안 돼서 뿌리가 금방 썩었고, 분갈이하다가 애먼 식물 세 개 보내고 나서야 깨달았어요. 지금은 원예용 배양토랑 마사토 섞어서 분갈이하고 물 주는 주기도 식물마다 수첩에 적어둡니다. 퇴근하고 현관 들어와서 새 잎 올라온 거 보면 진짜 피로가 풀려요. 올리브 나무랑 몬스테라는 초보자에게도 괜찮은데, 겨울철에 실내 온도 유지 안 되는 집이면 냉해 입으니까 그거 하나만 조심하시면 돼요. 비용은 화분 포함해도 월 평균 만원 정도였고요. 혼자 집 안에서 이것저것 만지작거리는 성향이랑 잘 맞는 취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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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색칠하기 (컬러링북) 이건 제가 좀 호불호가 극명할 거라고 미리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마케팅 일 한다 보니 도안 보고 색 고르는 일 자체가 또 업무 같아서 오래 못 했거든요. 동료는 진짜 열심히 하던데 저는 오히려 스트레스 받아서 중간에 접었고요. 연필 살 때도 저렴한 걸로 사니까 발색이 너무 탁해서 금방 질렸어요. 만약 시작하실 거면 색연필은 2만원대 이상으로 몇 자루만 먼저 써보고 맞는지 확인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 기준에선 추천하기 애매한 취미예요.
이렇게 적고 보니 저는 뭔가 만지고 키우는 쪽이 잘 맞았어요. 다들 직장 다니면서 혼자 시작한 취미들이라 장비 욕심만 안 부리면 유지하는 데 큰 돈 들지 않았고요. 무엇보다 누군가와 약속 잡고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제일 컸어요. 아이 키우면서 내 시간이 언제 생길지 모르니까, 바로 멈출 수 있고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취미면 충분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