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장 보면서 진짜 깜짝 놀랐어요. 수박 한 통에 9,900원 찍혀있길래 작은 거겠지 했는데, 보니까 6~7kg 정도 되는 놈이더라고요. 작년 여름에 같은 동네 마트에서 15,000원 넘게 주고 샀던 기억 나서 순간 멈칫. 29%나 떨어졌다던데 체감은 더 컸어요.
사실 제가 장 보는 패턴이 좀 이상한데, 매주 일요일 아침에 쿠팡이랑 마트 앱 열어놓고 엑셀로 단가 비교합니다. 자취 1년차 때는 그냥 끌리는 대로 샀다가 한 달 식비 70만원 넘게 나와서 정신 차렸거든요. 그때부터 계량화가 답이다 싶어서, 야채는 g당 얼마인지까지 계산하는 습관 들였어요. 오이 3개에 1,980원, 시금치 한 단에 1,200원 이런 거 보면 솔직히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작년 이맘때는 시금치 한 단에 2,000원 넘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제는 시금치 된장국이랑 오이무침 해먹었는데, 재료비 계산해보니까 둘 다 합쳐서 1,500원도 안 들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시금치 값이 아까워서 데쳐서 반만 쓰고 나머지는 냉동실行이었는데, 이제는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게 너무 좋네요 ㅎㅎ.
근데 웃긴 게, 대파는 왜 이렇게 비싼 거죠? 대파 한 단에 3,980원 찍혀있는 거 보고 진짜 장바구니 내려놓을 뻔했어요. 20% 넘게 올랐다는데, 파 없이는 요리가 안 되는 입장에서 이건 좀 타격이 크더라고요. 된장찌개에 파 송송 썰어 넣는 게 국룰인데, 요즘은 좀 아껴 쓰게 되고. 배도 18% 올랐다고 하니까 여름 과일이라고 다 내린 건 아니구나 싶었어요.
사실 농식품부 발표 보면 28개 품목 중에 20개가 내렸다고 하니까 전체적으로는 확실히 장바구니가 가벼워진 느낌이에요. 폭염이랑 집중호우 때문에 작황이 안 좋을 거라고 다들 예상했는데,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품목이 많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날씨가 극단적이어도 공급량 조절이 잘 되면 이렇게 될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그런데 한우 등심은 16% 올랐다니까, 이번 주말에 친구들 집들이 간다고 고기 사려고 했는데 좀 망설여지네요. 저는 원래도 장 보기 전에 한우 가격은 꼭 체크하는 편인데, 요즘은 더더욱 쿠팡이랑 마트 가격 비교하면서 사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요약 드리자면, 지금이 시금치·오이·수박은 사기 좋은 타이밍인 거 같고, 대파랑 배는 조금 기다리거나 대체품 찾는 게 나을 수도 있겠네요.
아, 그리고 자취러분들께 작은 팁 하나 드리자면, 수박은 통으로 사면 냉장고에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니까 반 통씩 파는 거 사세요. 요즘은 마트에서도 반 통으로 잘라서 팔고, 가격도 통짜보다 오히려 g당 단가가 더 낮을 때가 있더라고요. 저는 어제 반 통 사서 씨 빼고 깍둑썰기 해서 냉동실에 넣어뒀는데, 이따 퇴근하고 갈아서 수박주스 만들어 먹으려고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