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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부모님 카톡 보다가 빡쳐서 끄적임

빈병

2026-07-21 03:00:49.18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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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에 부모님한테 카톡 왔길래 봤더니 진짜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어떤 분이 딸 전문직 시험 합격시키려고 5년 뒷바라지했는데 합격하자마자 연락 끊고 태도 돌변했다는 사연 그거 봤냐고 물어보시더라구요 근데 그거 보면서 진짜 씁쓸했던게 저희 집도 비슷한 분위기였거든요

저희 부모님도 제가 UX 디자인 쪽으로 취업할 때까지만 해도 진짜 온갖 지원 다 해주셨어요 학원비에 포트폴리오 준비하는 동안 생활비까지 거의 2년 가까이 대주셨고 그때는 ㄹㅇ 취업만 하면 효도해야지 이 생각밖에 없었는데

막상 취업하고 독립하니까 내 삶에만 급급해지는거 있죠 처음에는 주말마다 찾아뵙고 반찬도 챙겨드렸는데 요즘은 카톡도 읽씹하고 바빠서 연락 잘 못드리는 날이 더 많아졌어요 사실 그 사연 보면서 찔리는 마음이 컸음

근데 이거 양쪽 입장 다 이해는 가요 부모님 입장에서는 평생 자기 인생 걸고 뒷바라지했는데 갑자기 외면당하면 진짜 허무하겠단 생각이 들고 또 자식 입장에서는 시험 준비하면서 부모님 기대에 눌려서 살았을거 아니에요 합격하고 나서야 비로소 내 인생 찾은 느낌일수도 있는데 갑자기 연락 다 끊는건 솔직히 좀 너무한 것 같아요

제가 이 이야기 하면서 드는 생각은 결국 노후 준비 얘기로 빠질 수밖에 없더라구요 부모님 세대는 자식이 곧 노후보장이라는 믿음이 너무 강한데 그게 자식한테는 엄청난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부모님한테 미안하지만 내 월급에서 노후까지 챙겨드리려면 진짜 힘들거든요

솔직히 말해서 요즘 취준생들도 부모님 지원 없으면 시험 준비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잖아요 그러니까 부모는 부모대로 모든 걸 걸고 자식은 자식대로 그 무게를 견디다가 합격하는 순간 그 관계가 깨져버리는 것 같아요 전문직 시험 같은 경우에는 더더욱 그런게 수년간 인간관계 다 끊고 공부만 하는데 합격하고 나면 그동안 억눌렀던 욕구가 폭발하는 느낌?

아 그리고 이거 보면서 좀 화났던게 댓글에 "어차피 자식 다 소용없다 내 노후는 내가 챙겨야 한다" 이런 말 쓰는 분들 있던데 그건 또 다른 극단인 것 같아요 가족 관계를 마치 투자 대비 수익률로 보는 그 시선 자체가 이미 문제라는 생각

저는 그냥 부모님한테 솔직하게 말씀드리려고요 최대한 효도는 하겠는데 내 인생도 중요하니까 가끔은 연락 늦을 수 있다고 그리고 그 사연처럼 극단적으로 끊는 건 진짜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떤 이유가 있더라도 5년 뒷바라지 받아놓고 합격하자마자 연락 두절은 사람이 아니라 ㄹㅇ

근데 또 한편으로는 왜 그랬을까 생각해보면 부모님이 그동안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았거나 무슨 일이 있었을 수도 있겠죠 우리가 모르는 가족사가 있는거니까 그래도 이 사연 보면서 다시 한번 부모님한테 전화드려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어요 오늘 저녁에라도 안부전화 한번 해야겠어요 이런 글 쓰고 있으니까 진짜 죄책감이 밀려오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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