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앱을 깐 첫 달은 너무 의욕이 앞서서 편의점 생수 하나까지도 '식비/물' 이렇게 나누며 입력했거든요. 아시다시피 그런 정밀함은 길게 못 가더라고요. 3년을 버틴 진짜 비결은 그냥 '대충' 기록하는 거였어요. 대신 그 '대충' 속에서 장볼 때마다 치솟는 대파 값이 얼마나 내 식단을 조미료 위주로 바꿔놨는지 같은 큰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통장 잔고가 아니라, 소비 내역에는 내 취향과 무기력이 고스란히 찍혀 나온다는 걸 아는 게 수입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