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입니다. 지난 주말에 처음으로 세탁조 청소를 해봤습니다. 5년 가까이 쓰고 있는 드럼 세탁기인데, 요즘 들어 빨래 끝나고 뚜껑 열면 퀴퀴한 냄새가 은근히 올라오더군요. 세제 냄새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향긋한 섬유유연제를 써도 헹굼 후 냄새가 묻어나니까 그때부터 신경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청소 방법 자체는 찾아보면 널려 있는 정보라 어렵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제 마음의 문턱이었어요. 뭔가 세탁조 청소 전용 통세척제를 넣고 돌리면 될 것 같으면서도, 드럼 안쪽 고무 패킹 사이에 낀 때를 본 순간 ‘아, 이건 약품만으로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고무 패킹 부분부터 닦아내기로 했죠.
고무 패킹 사이를 손으로 살짝 벌려보니 거기 낀 오염물이 상당했습니다. 색깔이 어두운 회색빛에 군데군데 곰팡이처럼 보이는 점들도 눈에 띄었고요. 저는 원래 기계 만지는 건 좋아하지만 이런 습하고 말랑한 부위의 오염은 익숙하지 않아서 좀 짜증이 났습니다. 마른 걸레로 닦으니 절반도 안 닦이고, 결국 중성세제 희석한 물을 분무기에 담아 적셔가며 헌 칫솔로 구석구석 문질렀어요.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칫솔에 묻어나오는 때를 보면서 지난 5년간 이걸 방치했다는 사실에 조금 민망해졌습니다.
패킹 닦기를 마치고 나서 본격적인 통세척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시중에 파는 과탄산소다 기반의 액체형 세탁조 클리너 제품을 구매해뒀는데,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드럼 안에 제품을 전부 투입하고 통세척 코스로 돌리면 됩니다. 세탁기에 통세척 전용 코스가 따로 있긴 한데, 제 모델은 70도 정도로 2시간 가까이 돌아가더군요. 돌리기 전까지도 ‘이게 진짜 효과가 있을까’ 의문이었습니다.
코스가 끝나고 뚜껑을 열었을 때의 느낌은 솔직히 ‘예상보다는 덜하다’ 였습니다. 물론 퀴퀴한 냄새는 확실히 사라졌습니다. 드럼 안쪽 유리 부분도 깨끗해졌고요. 그런데 제 머릿속에는 ‘화장실 청소 후 락스 냄새’ 같은 강렬한 변화를 기대했던 것 같아요. 실은 그렇지 않고 그냥 아무 냄새 안 나는 깔끔한 상태로 돌아온 겁니다. 결과적으로 이게 맞는 건데, 처음 해보니 감흥이 생각보다 담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한 가지 당황스러웠던 건 배수 필터 쪽에 남아 있던 찌꺼기였습니다. 통세척 후에 배수 필터를 분리해보니 거무스름한 부스러기들이 몇 개 걸려 있더군요. 따로 세척 과정에서 나온 오염물이라고 설명엔 안 나와 있었는데, 아마도 평소에 있던 때가 떨어져 나온 모양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만 다시 헹궈서 장착해뒀습니다.
정리해보면 세탁조 청소는 거창한 작업이라기보다, 체크리스트 하나 추가하는 습관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이번에 고무 패킹을 닦으면서 이 부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아무리 통세척을 해도 한계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습기가 항상 남는 구조니까 패킹 부분은 한 달에 한 번쯤 들춰보면서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통세척 자체는 분기별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고요. 세탁기 종류나 물 경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제 경우에는 그 정도면 쾌적하게 유지될 것 같단 체감입니다. 5년 만에 처음 했더니 초기 청소에 제법 공이 들었지만, 두 번째부터는 훨씬 수월하리라 예상합니다. 세탁조 냄새 묘하게 신경 쓰이시는 분들은 우선 고무 패킹 한 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