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말이죠, 온라인 장보기를 시작한 지 이제 딱 1년 되었어요. 그 전에는 주말마다 대형 마트에 가서 일주일치 장을 보는 게 루틴이었죠. 그런데 주말에 마트 갔다 오면 반나절이 그냥 사라지는 거예요. 체력적으로도 힘들고, 애들 챙기랴 장 보랴 정신없고. 그러다 작년 이맘때쯤 처음으로 온라인 장보기를 시도해봤는데, 지금은 돌이켜보면 참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저도 반신반의했어요. 신선식품을 직접 눈으로 안 보고 사는 게 좀 불안했거든요. 특히 고기나 채소 같은 건 만져보고 상태 확인해서 사는 게 습관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첫 주문 때 받아보고 생각이 좀 바뀌었어요. 포장 상태가 꽤 괜찮았어요. 냉장, 냉동 제품은 아이스팩이랑 보냉백에 제대로 담겨 왔고, 야채도 겉절이가 심하거나 무른 것 없이 싱싱한 편이더라고요.
물론 실패담도 물론 있어요. 한 번은 애호박을 주문했는데, 평소 마트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굵은 게 와서 좀 당황스러웠죠. 속이 덜 찼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온라인 장보기의 문제라기보다는, 비규격품을 걸러내지 못한 제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괜찮은 산지나 브랜드 제품 위주로만 골라 담는 편이에요. 그러니까 실패 확률이 확실히 줄었어요.
저는 말이죠, 온라인 장보기의 진짜 장점은 시간 절약 말고도 '충동구매'를 확실히 막아준다는 점이었어요. 마트에 가면 시식 코너에 홀리기도 하고, 계산대 앞에서 애들 과자 집어들고 떼쓰는 거 달래느라 진이 빠지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온라인은 딱 장바구니에 필요한 것만 담고, 결제창에서 한 번 더 목록을 보게 되니까 '이게 정말 필요한가' 하고 생각하게 돼요. 저야말로 냉동실에 묵혀둔 냉동 블루베리나, 유통기한 때문에 조바심 내게 했던 소스류 같은 게 확실히 줄었어요.
또 하나는, 저처럼 주말 2시간 투자해서 평일 5일을 편하게 먹으려는 사람한테는 식단 계획을 세우기가 훨씬 수월해요. 저는 금요일 저녁에 다음 주 식단을 대충 짜면서 장바구니에 재료를 담아둬요. 주방에 있는 냉동 채소니 양념류 재고를 바로 확인하면서 부족한 것만 딱딱 추가할 수 있어서, 냉장고 파먹기 계획도 자연스럽게 병행이 되더라고요. 이게 은근히 식비 절약에 도움이 됐어요. 소분해 놓은 돼지고기 앞다리살이 냉동실에 얼마나 있는지 보면서, '아 이번 주는 제육볶음 한 번 하고, 남은 채소는 된장찌개에 몽땅 넣자' 이런 식으로 계획이 서니까요.
배송받을 때의 작은 팁이 있다면, 저는 보통 토요일 오전 중으로 첫 배송 타임을 잡아요. 그러면 오자마자 바로 손질해서 주간 밑반찬을 만들어버릴 수 있거든요. 애호박이랑 당근은 채 썰어서 냉동실에 얼려두고, 깐 마늘은 통째로 한 번 더 다져서 소분해놔요.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쳐서 찜기처럼 쓰면 금방 해동되니까, 평일 아침 도시락 쌀 때도 시간이 훨씬 단축되더라고요. 저는 전자레인지가 찜기 역할로도 참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단점을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가끔 포장재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올 때가 있어요. 아이스팩은 재활용이 애매한 것도 있고, 완충재로 쓰는 에어캡이나 종이 완충재가 쌓이면 한 주 만에 엄청나게 불어나 있어요. 저는 그래도 아이스팩은 냉동실에 모아뒀다가 여름에 피크닉 갈 때 유용하게 쓰고, 박스류는 분리수거를 확실히 하는 걸로 마음을 비웠어요. 편리함을 얻는 대신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송비 관련해서는, 초반에는 한 달에 몇 번 시키다 보면 배송비가 아까워서 한 번에 왕창 담으려고 무리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러면 결국 냉장고 정리가 안 되고, 채소가 시들시들해져서 버리는 일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무료 배송 기준 금액을 딱 맞추는 선에서 주문해요. 어차피 일주일에 한 번, 꼭 필요한 것만 사니까 배송비가 붙더라도 마트 갔다가 택시 타고 오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장 보는 스타일이 다르니까, 온라인 장보기가 다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희 친정 엄마는 여전히 직접 만져보고 흥정하듯 고르는 재미로 시장에 가시거든요. 그런 재미를 아는 분들한테는 온라인이 좀 삭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처럼 맞벌이에 시간이 부족하고, 주방에 서 있는 시간을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분들이라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예요. 장 보러 가는 체력을, 요리하는 체력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변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