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실
후기

주방 살림 중에 이건 정말 안 사길 잘했다

#주방#살림#소비
햇살

2026-07-21 07:56:38.957Z

341

며칠 전에 집에서 대청소 하다가 몇 년 전에 산 주방템들을 보고 문득 생각이 나서 글 써봐요. 요즘 살림 관련 영상들 보면 진짜 예쁘고 감성 넘치는 도구들 많잖아요. 저도 그거에 푹 빠져서 지른 게 한 두 번이 아닌데, 그 중에서도 '아 이건 진짜 안 샀으면 어쩔 뻔했지' 하는 것들이 몇 개 있어서 나누고 싶었어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실리콘 조리도구 세트예요. 3년 전쯤인가, 프라이팬 코팅 벗겨지는 게 신경 쓰여서 나무나 실리콘 재질로 바꾸려고 세트로 샀었거든요. 뒤집개랑 국자, 집게까지 7종류였는데 보기에는 색감도 파스텔톤으로 이쁘고 주방에 걸어두면 인테리어 효과도 있겠다 싶었어요. 근데 이게 쓰면 쓸수록 뭔가 미묘하게 뜨거운 기름에 닿으면 끝부분이 살짝 녹는 느낌이 들고... 찜 찜 해서 자세히 보니까 진짜 미세하게 변형돼 있더라고요. 음식물이 닿는 부분이 변형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 받아서 그냥 다 빼버렸어요. 그러고 나서 그냥 스테인리스 통뒤집개 하나 사서 지금까지 쓰고 있는데, 이게 더 위생적이고 마음 편해요. 실리콘 조리도구 이뻤지만, 저한테는 그냥 불안 그 자체였어요. 다시는 안 살 거예요 ㅎㅎ

두 번째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종이 호일이요. 그거 있으면 바닥에 기름 안 묻어서 설거지 편하다길래 대용량으로 사놨는데, 열 순환 생각을 못 했어요. 종이가 아래 깔리니까 바람이 밑에서 제대로 안 돌아서 하단은 눅눅하고 위만 바삭해지는 거 있죠. 저는 냉동 감자튀김 자주 해먹는데 몇 번 하다가 식감이 너무 별로라서 안 쓰게 됐어요. 결국 바닥 그냥 닦기로 하고 남은 종이 호일은 어쩌다 한 번씩 피자 데울 때나 쓰고 있어요. 거의 방치템입니다. 대용량 산 거 엄청 후회해요... 안 그래도 주방에 수납 공간 부족한데 자리만 차지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이건 진짜 충동구매의 끝판왕이었는데요, 도자기로 된 칼블럭이에요. 흔히 키친타올이나 조리도구 거치하는 그런 거 말고 진짜 칼을 꽂아서 보관하는 통인데, 매장에서 보니까 북유럽 감성 물씬 풍기면서 하얀색 유광에 미니멀한 디자인이었어요. 인테리어 소품 DIY 좋아하는 제 눈에 딱 띄었죠. 근데 이게 무게가 상당해서 옮기기도 힘들고, 결정적으로 습기 관리가 안 되는 구조였어요. 통풍구도 없고 바닥 막혀 있는데 칼 씻고 물기 덜 말린 채로 꽂아두면 안에 물 고여서 세균 생길까 봐... 한 번 신경 쓰이니 계속 거슬리더라고요. 게다가 칼날이 도자기 안쪽이랑 부딪히면서 소리 날 때마다 날이 무뎌지는 게 눈에 보이는 것 같고. 지금은 그냥 칼은 자석 걸이로 바꾸고 칼블럭은 장식장 위에 올려뒀는데, 보기만 이쁜 빈 껍데기 됐어요. 솔직히 매번 볼 때마다 돈 아깝다는 생각 들어요 ㅋㅋ

살림이라는 게 결국 안 써보면 모르는 게 너무 많죠. 예쁜 건 솔직히 지를 때 기분은 좋은데, 실제로 편하고 쓰임새 있어야 주방에서 안 버려지고 오래 가는 것 같아요. 요즘은 진짜 딱 필요한 것만 사고, 나머지는 가상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이틀만 지나도 삭제하는 버릇 들였어요. 이런 실패들 덕분에 깨달은 거죠 뭐 ㅎㅎ 다른 분들은 어떤 살림템들에 후회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추천 1

댓글 1

  • 묵은지참치2026-07-21 11:51:25.679Z

    아 진짜 공감해요 ㅋㅋ 저도 작년에 다이소 갔다가 예쁜 실리콘 뒤집개 세트 보고 충동구매했다가 일주일 만에 당근에 올렸어요. 음식 냄새가 아무리 씻어도 안 빠지고 프라이팬에 자국 남는 것도 신경 쓰이더라고요. 자취 요리는 그냥 나무나 스뎅이 최고인 것 같아요 ㅎㅎ

    4
주방 살림 중에 이건 정말 안 사길 잘했다 | 후기 · 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