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치대 산 게 올해 1월 말쯤이었거든요? 재택 디자인 일 하면서 하루에 12시간씩 노트북 보는데 목이랑 어깨가 진짜 돌덩이처럼 굳더라고요 ㅠㅠ 특히 저녁 6시 이후엔 목을 앞으로 쭉 빼고 일하는 제 모습이 거울에 보이는데 영락없는 거북이였어요.
그때 마실에서 공구한다길래 무작정 샀어요. 3만원대 알루미늄 접이식인데 높이 조절 6단계 되는 걸로. 처음 일주일은 솔직히 불편했어요. 화면이 딱 올라가니까 팔을 올려서 키보드 쳐야 하는데 기존 자세랑 너무 달라서 손목도 아프고… 이거 잘못 샀나 싶더라고요.
근데 이게 적응 기간이 좀 필요하더라구요. 거치대 쓰려면 무조건 외장 키보드랑 마우스가 필수예요. 저는 처음에 그걸 몰라서 노트북 키보드에 손 얹고 썼는데 그건 목은 살리고 손목을 버리는 길이었어요 ㅋㅋ 결국 집에 굴러다니던 블루투스 키보드 연결하고 쓰기 시작했거든요? 그때부터 좀 달라졌어요.
2주차부터 느낀 게, 퇴근하고 나서 목 돌릴 때 뻐근한 느낌이 확실히 줄었어요. 전에는 목을 왼쪽으로 돌리면 어깨랑 이어지는 근육이 찢어질 듯이 아팠는데 그게 절반 이하로 줄었어요. 하드웨어적으로 고개를 숙일 수가 없으니까 강제로 자세가 교정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이게 마법은 아니더라고요 ㅎㅎ 거치대 쓴다고 모든 게 해결되진 않아요. 저는 자세가 안 좋은 버릇이 있어서, 눈이 나쁜데 안경 도수를 좀 낮춘 걸 써서 화면을 보려고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앞으로 내미는 습관이 있어요. 거치대가 높아지니까 처음엔 등받이에 제대로 기대고 봤는데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상체 전체가 앞으로 쏠려 있어요. 결국 목은 살짝 들려 있어도 등이 굽는 건 여전했던 거쥬.
3개월 지난 지금 솔직히 말하면, ‘완전’ 낫진 않았어요. 그래도 확실히 거북목 진행이 멈췄다는 느낌은 들어요. 전에는 거울 볼 때마다 내 옆모습이 점점 구부정해지는 게 보여서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그 정도가 덜해졌어요. 그리고 제일 큰 건 두통이 줄었어요. 저는 목 뒤쪽 근육이 긴장되면 꼭 편두통이 따라왔는데 그 빈도가 월 45회에서 12회로 뚝 떨어졌어요. 이건 진짜 예상 못 한 효과였거든요.
거치대 자체는 제품군이 워낙 많으니까 굳이 비싼 거 살 필요 없어요. 저는 접이식이 좋았던 게, 아기 이유식 먹일 때 식탁에 노트북 갖고 가서 잠깐 일 볼 때도 편하더라고요. 무게감 좀 있는 걸로 사야 안 밀리고 좋아요.
결론은… 목에 투자할 생각이면 추천이에요. 근데 꼭 외장 키보드랑 마우스 같이 세트로 생각하셔야 해요. 안 그러면 손목 갑니다 진짜 ㅠㅠ 그리고 자세 교정은 거치대가 반, 내 의지가 반인 것 같아요. 저는 아직도 의지가 좀 부족한 사람이지만 ㅋㅋ 그래도 안 쓰던 때보단 훨씬 나아요. 완전 강추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