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카레 진짜 좋아하는데 예전에 분명 똑같은 고형카레 썼는데도 어떤 날은 무슨 급식 카레마냥 밍밍하고 어떤 날은 이상하게 텁텁함 거든요? 그 차이가 뭔지 진짜 궁금해서 일주일 내내 카레만 4번 해먹으면서 실험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야채 볶는 순서 이게 존나 중요함 특히 양파 볶는 단계에서 카레 맛의 70%가 결정난다고 봐도 됨 ㅇㅈ?
내가 실험한 방법은 이거임 일단 재료는 다 비슷함 냄비에 기름 두르고 돼지고기 앞다리살 볶다가 양파 당근 감자 넣고 좀 볶다가 물 붓는 그런 평범한 과정
근데 여기서 포인트가 1차 실험: 양파 당근 감자 다 같이 넣고 그냥 뒤적뒤적하다가 물 부음 - 결과는 그냥 평범한 카레 2차 실험: 양파만 먼저 넣고 중약불에서 진짜 갈색 될 때까지 볶음 거의 10분 넘게 볶은 듯 - 이때 당근이랑 감자는 따로 데쳐서 나중에 넣었음 - 결과는 카레 맛이 아예 다름 깊이부터가 달라
양파를 갈색 될때까지 볶는 게 카라멜화 반응이라고 들어봄 정확한 과학적 원리는 나도 잘 모르겠는데 어쨌든 양파 안에 있는 당 성분이 열 받으면서 갈변되면서 단맛이랑 감칠맛이 확 올라오는 거 같음 거든요? 근데 이걸 그냥 대충 볶으면 양파에서 매운맛이랑 수분만 날아가고 단맛이 덜 생기는 거지
그래서 내가 정착한 방법은
- 기름 두르고 중약불에서 양파만 8분 이상 볶기. 진짜 투명에서 연한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기다림
- 양파가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면 불 줄이고 2~3분 더 볶아서 전체적으로 갈색 만들기. 대충 양파 양이 처음의 1/3로 줄어들고 끈적해짐
- 여기에 고기 넣고 겉면 익힌 다음에 당근 넣고 2분 정도 감자 넣고 1분 정도만 더 볶음
- 물 넣고 끓이면서 불순물 걷어내기
- 재료 다 익으면 불 끄고 고형카레 넣고 5분 정도 약불로 마무리
중요한 건 당근이랑 감자를 양파랑 동시에 넣으면 안됨 이것들이 수분이 많아서 양파가 카라멜화 되는 온도에 도달을 못함 거든요? 그리고 당근 감자도 너무 오래 볶으면 질감이 흐물해지는 것도 있고
물 양은 대충 재료가 살짝 잠길 정도로만 넣으면 됨 내 경험상 물 많으면 카레가 묽어지고 그래서 고형카레 한두개 더 넣다보면 나트륨 폭탄됨 ㄹㅇ
그리고 추가로 하나 더 꿀팁인데 카레 넣고 마지막에 버터 한조각이랑 케찹 1티스푼 넣으면 진짜 입에서 사르르 녹는 그런 맛남 이건 내 개인 취향이니까 싫으면 패스하고
아 그리고 양파 진짜 많이 넣는 게 좋음 나는 보통 큰 양파 1.5개 씀 양파가 줄어들어서 많이 넣는다고 느끼는데 다 볶으면 생각보다 얼마 안됨
이렇게 하면 진짜 집에서 해먹는 카레 맞나 싶을 정도로 깊은맛 나니까 한번쯤 해보셈 양파 볶는 게 좀 시간 걸리긴 하는데 그만한 가치 있음 실패할 확률 거의 없음 내가 4번 연속 성공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