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커뮤니티에서도 그렇고 주변 엄마들 카톡방에서도 수면 위생 이야기가 꽤 올라오더군요. 규칙적인 기상 시간과 낮에 햇볕을 충분히 쬐는 게 수면제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가 다시 조명되면서, 잠들기 전 독서 습관으로 뇌파를 안정시키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어요. 불면증이라는 단어가 워낙 무거워서 그런지 다들 조심스럽게 본인 경험담을 풀어놓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이쪽으로는 거의 3년 차 경험자예요. 둘째 낳고 나서부터 수면 패턴이 완전히 망가져서 한동안 밤에 두세 번은 꼭 깼고, 깨고 나면 불교 TV라도 틀어놔야 간신히 잠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조건 잠을 못 자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서 수면 영양제나 캐모마일 차 같은 것부터 찾았는데, 제 경우에는 그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되더군요. 오히려 '잠을 잘 자야 한다'는 강박만 생겨서 더 예민해지는 악순환이었어요.
그러다 작년에 우연히 동네 도서관에서 주최한 성인 건강 강좌를 들었는데, 거기서 다룬 게 바로 수면 위생이었어요. 강사분이 하시는 말씀이, 잠들기 위한 의식보다 중요한 건 '깨어 있는 동안의 리듬'이라고 하시더군요. 특히 기상 시간을 주말에도 바꾸지 말고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 그리고 오전 중에 최소 20분 이상 실외에서 자연광을 쬐라는 원칙은 들을 땐 너무 당연해서 좀 실망스러웠어요. 그런데 막상 지켜보니 이 당연한 게 제일 어렵더군요. 저처럼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바로 파트타임 일 시작하는 사람은 동네 한 바퀴 도는 20분조차 진짜 의식적으로 시간을 내야 가능하거든요. 그래도 2주 정도 억지로 실천했더니, 저녁에 졸음이 오는 시각이 거의 정확하게 10시 50분 전후로 맞춰지기 시작했어요. 이건 수면 영양제나 보조제로는 절대 못 느꼈던 변화라서 꽤 놀랐습니다.
잠들기 전 독서 습관은 그다음 단계로 붙인 거였는데, 이것도 생각보다 장단점이 분명했어요. 일단 저 같은 경우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보면 아무리 블루라이트 차단 필름을 붙이고 야간 모드를 켜도 1시간쯤 지나면 오히려 눈이 뻑뻑해지고 각성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종이책으로 바꿨고, 조명도 거실 불을 끄고 스탠드 하나만 약하게 켜서 보는 식으로 바꾸니 확실히 멜라토닌 분비에 방해가 덜 되는 것 같더군요. 대신 책을 뭘 고르느냐가 진짜 중요해요. 저는 처음에 업무 관련 책이나 교육 관련 정보지를 읽다가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져서 실패한 적이 있어요. 아이 학군 이야기 같은 게 나오면 밑줄 치면서 밤 새는 타입이라… 결국 내용이 가볍고 몰입도가 적당한 소설이나 수필로 한정했어요. 요즘은 에세이 한 편 읽고 불 끄는 걸 루틴으로 삼고 있는데, 이 방법이 정착되기까지 꽤 오랜 시행착오가 필요했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이 수면 위생이라는 접근법에는 허점도 분명히 존재해요. 첫째는 현실적으로 '규칙적인 기상' 자체가 불가능한 직업군에겐 거의 쓸모가 없다는 점이에요. 교대 근무하시는 분이나 신생아 키우는 집에서는 아무리 햇볕을 쬐고 독서를 해도 소용없더군요. 제 친한 언니도 간호사인데, 야간 근무 끝나고 집에 오는 아침에 햇볕을 쬐라는 조언 자체가 역효과라고 하더라고요. 둘째는 비용 문제는 거의 없지만 실행 난이도가 꽤 높다는 점이에요. 저처럼 성격이 꼼꼼하고 기록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그래도 버티는데,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분들은 3일 만에 포기하는 경우도 꽤 봤습니다. 저도 한 번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했어요.
그리고 잠들기 전 독서도 종이책을 고집하다 보면 책 구입비가 은근히 들어가더군요. 도서관에서 빌려 보는 걸로 충분하긴 한데, 반납일 신경 쓰다 보면 또 그게 스트레스예요. 저는 그냥 동네 헌책방에서 권당 2천 원 선으로 구입한 수필집을 돌려 읽고 있어요. 이건 제 돈 주고 산 거니까 강박 없이 덮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더군요. 가격 대비 효과는 상당히 만족하는 편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수면 위생과 독서 습관이라는 건 불면증 해결의 만능 열쇠는 절대 아니에요. 다만 저처럼 '잠을 자는 행위 자체를 잊어버린' 사람한테는 꽤 효과적인 재활 훈련 같은 느낌이었어요. 약 없이 체질을 바꾸는 거라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부작용이 없고 비용도 적다는 건 분명한 장점입니다. 만약 시도해 보실 거면 낮 시간 햇볕 쬐기랑 기상 시간 고정부터 진짜 엄격하게 2주만 해보시길 권해요. 책은 그다음에 붙여도 늦지 않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