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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질문

초보자가 읽기 좋은 소설 추천 부탁드립니다

#소설#독서#초보자
냥이집사

2026-06-20 08:53:39.48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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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책 좀 읽으라는 소리 듣는데 막상 서점 가면 뭘 골라야 될지 모르겠다는 분들 은근 많더라고요. 제 남편도 그랬거든요? 결혼 전엔 만화책만 읽던 사람인데 저 따라 소설 입문했다가 지금은 한 달에 한 권씩은 꾸준히 읽어요. 그 과정에서 느낀 거 공유해볼게요. 저도 독서 전문가 아니고 그냥 디자인 일하면서 짬짬이 읽는 평범한 직장인 기준입니다.

일단 분량 얇은 거부터 시작하세요. 진짜 이게 핵심이에요. 처음부터 500페이지 넘는 벽돌책 들면 읽는 내내 '언제 끝나지' 이 생각밖에 안 들어서 내용이 머리에 안 들어오거든요. 저는 김애란 작가 '두근두근 내 인생' 처음 읽었을 때 딱 300페이지 초반대였는데 이틀 만에 다 읽었어요. 얇은 걸로 성취감 맛보면 그다음부터는 조금 두꺼운 것도 도전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주의할 점 — 너무 얇은 거 찾다 보면 중편이나 단편집 중에 문장이 건조하고 어려운 거 있어요. 페이지 수 적다고 무조건 쉬운 건 아니니까 서점에서 첫 장 미리 읽어보고 결정하시는 게 좋아요.

장르는 일상물이나 가족 이야기로 시작하는 걸 추천해요. 제 기준에 제일 무난했던 건 일본 소설이었거든요. 히가시노 게이고도 좋지만 저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거 — 판타지 살짝 섞였는데도 문장이 되게 평이하고 술술 읽혀요. 한국 작가 중엔 정세랑 작가요. '보건교사 안은영'도 재밌게 읽었는데 분량이 정말 딱 적당하고 문장이 군더더기 없어서 속도감 있게 읽히더라고요. 판타지 요소 들어가도 무게감 없는 게 이 분 장점인 거 같아요. 판타지 싫어하시는 분은 백수린 '폴링 인 폴' 같은 가족 소설도 좋은 선택이에요. 개인적으로 나는 정세랑 작가 문체가 자칫 유치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근데 그걸 단점이라고 하기엔 입문자한테는 오히려 그게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거라서요.

가격 얘기 안 할 수가 없죠. 소설은 진짜 도서관 이용이 답인 거 같아요. 특히 아직 취향 모를 땐 무작정 사는 거 저처럼 돈 낭비하기 딱 좋거든요. 제가 예전에 표지 예쁘다고 산 소설 몇 권은 50페이지도 못 넘기고 방치돼서 결국 당근에 헐값으로 팔았어요. 그 뒤로는 동네 도서관에서 일단 빌려보는 걸 원칙으로 삼았어요. 저는 '대출 정기권'이라는 건 없지만 구청 도서관에서 한 번에 3권까지 2주 빌릴 수 있거든요. 안 읽히면 그냥 반납하면 되는 거라 부담 없고, 마음에 들면 그때 사는 거예요. 요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상태 좋은 거 3천 원대에도 많이 나오니까 그런 루트로 구매해도 좋아요.

전자책도 한 번쯤 써보셨으면 해요. 저는 리디북스 초기에 엄청 싸게 사둔 거 아직도 읽고 있거든요. 아이 재우고 불 끈 상태에서 폰으로 읽는 용도로 딱이에요. 단점은 눈 피로도랑 집중력 문제 — 저는 스크롤 내리는 거랑 종이 넘기는 거랑 손맛이 달라서인지 전자책으로는 긴 호흡 글 잘 못 읽겠더라고요. 대신 짧은 단편집은 전자책으로 도전하기 좋았어요. 이건 진짜 개인차라서 한 번 체험판 받아보시는 거 추천해요.

마지막으로 하나: 모임이나 북클럽도 초보한테는 좀... 안 맞을 수 있어요. 제가 작년에 동네 독서모임 나갔다가 진짜 민망했거든요. 다들 읽은 책에 대해 분석적으로 얘기하는데 나는 그냥 '재밌었다' 밖에 말 못 하는 거예요. 초보자 입장에선 그게 위축되는 경험이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조용히 자기 페이스대로 읽는 걸 먼저 추천해요. 어차피 책이라는 게 스펙 쌓는 용도 아니잖아요? 그냥 내가 재밌으면 그걸로 된 거고.

실패담 하나 풀자면, 제가 유명하다고 '채식주의자' 한강 작가 책 무턱대고 샀다가 3일 내내 기분 다운됐던 적 있어요. 작품성은 당연히 좋은데 문장이 워낙 밀도 있고 주제도 무거워서, 인생 첫 소설로 읽기엔 정말 별로였어요. 같은 작가라도 '소년이 온다'보다 '흰' 같은 시적 에세이 쪽이 부담 덜할 거예요. 이건 내 경험상 초보자한테는 비추천이에요.

추천 7

댓글 5

  • 서연맘2026-06-20 13:15:39.681Z

    맞아요, 얇은 책부터가 진짜 중요해요. 초반에 두꺼운 거 집었다가 질려서 책장에 꽂아두는 분 많더라고요.

    0
  • 느린우체통2026-06-21 13:22:01.967Z

    아 진짜 너무 공감된다 이 말 ㅋㅋㅋㅋ 분량 은 거부터 시작하라는 거 ㄹㅇ 꿀팁임 나도 처음 입문할 사람한테는 무조건 200쪽 안 넘는 거 추천해요 욕심내서 두꺼운거 집었다가 초반에 질려서 덮는 경우 한두번 본게 아니라 남편분 케이스 보니까 만화책만 읽던 사람도 같이 읽다보면 빠지는거 보면 장르가 중요한거 같음 나는 개인적으로 미스터리나 추리물이 초보자한테 좋은거 아닐까 싶네요 페이지 넘기는 맛이 있어서 입도 잘되고 스티그 라르손 '밀레니엄' 시리즈 같은건 좀 두껍긴 한데 은근 술술 읽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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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나무2026-06-22 02:33:28.711Z

    아, 초보자용 소설 추천 글이었군요. 댓글 내용이 중간에 잘린 것 같아요. 저도 남편이 비슷한 케이스라 공감되네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희 남편은 김영하 작가의 <오직 두 사람>으로 시작했어요. 단편집이라 부담 없고, 문장이 간결해서 술술 읽히더군요. 분량 얇은 걸로 고르신 건 정말 잘하셨어요. 첫 책이 너무 두꺼우면 중간에 포기하기 쉬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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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냥아조씨2026-06-22 05:01:07.721Z

    그냥분량얇은거 찾다가오히려재미없는걸 골라서손절하는경우도봤음. 취향 먼저파악하는 게 나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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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어리2026-06-22 17:48:39.621Z

    서연맘에게

    서연맘님 말씀은 맞는데, 전 오히려 얇은 책이 더 어렵더라고요. 내용이 함축적이어서 초보자는 더 헤맬 때도 있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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