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집에만 있으면 우울해질 거 같아서 날 좋을 땐 무조건 밖에 나가려고 하는데요. 사람 많은 번화가는 싫고 그렇다고 차 막히는 먼 데 가긴 귀찮은 1인 가구의 전형적인 고민에서 출발한 산책 코스 고찰입니다 ㅋㅋ
제 기준은 딱 이거예요.
- 대중교통으로 1시간 안쪽
- 카페나 화장실 같은 최소한의 인프라
- 혼자 걸어도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 길 헤맬 걱정 없는 루트
실제로 제가 지난 2년간 주말마다 돌아다녀본 데 중에 괜찮았던 곳만 추려봤어요. 단점도 솔직하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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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령길 (북한산 둘레길 쪽) 장점: 진짜 숲냄새 제대로 맡을 수 있는 코스예요. 북한산 우이역에서 내려서 우이령 입구까지 버스 한 번이면 되고, 예약제로 하루 입장 인원 제한하니까 사람이 터질 일이 없더라고요. 저는 지난 가을에 갔는데 단풍보다 낙엽 밟는 소리가 더 좋았어요. 중간중간 의자도 많아서 쉬기 좋고요. 돈 안 드는 게 최고 장점. 단점: 예약을 미리 해야 돼요. 당일 현장 접수 안 될 때도 있더라고요. 그리고 코스 자체는 좀 짧은 편이라 왕복 2시간이면 다 걸어요. 운동량 원하시는 분들한텐 살짝 부족할 수도. 편의점 같은 거 없으니 물이랑 간식은 미리 챙기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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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자락길 제 추천 코스는 아니고, 솔직히 말하면 '혼자 조용히 걷기' 목적으론 비추예요. 작년 봄에 갔는데 서대문구 쪽 입구는 생각보다 가파르고, 주말엔 가족 단위로 나온 분들이 많아서 북적북적하더라고요. 저는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걷는 거 좀 그래서 괜히 주눅 들어서 일찍 내려왔어요. 장점이라면 경사 완만한 구간도 분명 있고, 전망대에서 보는 서울 시내 뷰는 나쁘지 않았어요. 그리고 안산 가는 길에 동네 빵집에서 산 크로와상이 맛있었다는 건 인정합니다 ㅋㅋ 접근성은 진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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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성곽길 (산성역 쪽) 이건 진짜 강추입니다. 산성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 타고 남한산성 정상까지 가면 되는데, 저는 버스 안 타고 일부러 성벽 따라 걷는 코스를 택했어요. 초입부터 옛날 성벽이랑 소나무가 같이 보이는 풍경이 은근히 취향 저격이더라고요. 무엇보다 혼자 걸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게, 등산 오는 분들이 대부분 자기 페이스로 조용히 걷는 분위기라 편했어요. 단점: 총 거리를 제가 너무 얕봤어요 ㅋㅋ 저는 가볍게 2시간 생각하고 갔다가 성곽 한 바퀴가 생각보다 길어서 중간에 다리 풀릴 뻔했어요. 중간중간 벤치 많긴 한데, 음료수 자판기 같은 건 거의 없으니까 생수 필수고요. 그리고 돌길 구간이 꽤 많아서 신발은 쿠션 좋은 걸로 신으셔야 돼요. 저 컨버스 신고 갔다가 발바닥에 멍들 뻔했어요. 그래도 땀 흘리고 나서 산성 안에 있는 손두부집에서 먹는 두부전골 국물이 그렇게 시원할 수가 없더라고요. 가격은 9천 원대였는데 양 푸짐하고 같이 나온 깍두기가 진짜 맛있었어요.
요약 드리자면, 조용한 숲길 원하면 우이령길, 땀 좀 흘리면서 성곽 따라 걷는 맛은 남한산성, 사람 구경도 괜찮다 하시는 분은 안산 자락길 정도로 정리되네요. 참고로 셋 다 주말 오후 2시 이후엔 사람이 몰리니까 아침 일찍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저는 보통 토요일 아침 8시쯤 도착해서 11시 전에 끝내는 스케줄로 움직입니다. 사람 적을 때 걸어야 진짜 힐링되더라고요.
그리고 하나 더. 이거 산책 코스랑 직접 관련은 없는데, 제가 산책 갈 때마다 엑셀에 코스 이름 / 소요시간 / 편의시설 유무 / 개인 평점을 기록해두거든요. 나중에 계절별로 어디 가야겠다 할 때 정말 유용해요. 다들 귀찮더라도 한 번 해보시길. 엑셀 없으면 메모장이라도 괜찮아요. 데이터 쌓이면 패턴 보여서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