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실 공구 탭만 보다가 처음 운동 얘기로 글 써보네요. 저도 작년에 러닝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발목을 살짝 다쳐서 신발 알아보느라 고생 좀 했거든요.
일단 제 결론부터 말하면, 쿠션만 보고 고르면 안 되더라고요. 저는 발바닥이 얇은 편이라 처음엔 무조건 푹신한 게 좋을 줄 알고 쿠션 최상급이라는 모델을 샀는데요, 오히려 발목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느낌이었어요. 쿠션이 과하면 지면 반응이 둔해져서 발목으로 버티는 힘을 더 쓰게 되더라고요. 초보자일수록 내 발목 근력이 약하다는 걸 감안해야 해요.
제가 다시 고른 기준은 이랬습니다.
- 내 발 아치가 어떤지 먼저 확인. 저는 평발 기질이 있어서 아치 지지가 들어간 안정화 모델로 바꿨어요. 쿠션은 중간 정도였는데 오히려 5km 넘어가도 발바닥이 덜 피로하더라고요.
- 달리는 장소가 어딘지도 고려해야 해요. 저는 집 근처 우레탄 트랙 위주라 충격이 덜해서 쿠션에 크게 의존할 필요가 없었는데, 아스팔트나 보도블록을 주로 뛰는 분들은 쿠션 비중을 조금 더 높여도 될 것 같아요.
- 신발 무게도 무시 못 해요. 쿠션이 좋다는 모델들은 대체로 무거워서, 30분만 뛰어도 다리가 묵직해지는 걸 느꼈어요. 초보 땐 자세가 금방 무너지니까 가벼운 쪽이 낫더라고요.
예산 얘기도 해볼게요. 저는 처음엔 입문용으로 10만 원 아래를 봤는데, 이 가격대는 쿠션 소재가 금방 눌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세일할 때 전년도 모델을 10~15만 원대에 사는 게 가성비 제일 좋았습니다. 전문 러닝샵 가면 족저압 검사 무료로 해주는 곳도 있으니 꼭 발 측정부터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제가 발볼이 넓은지도 모르고 일반 폭 신발 신었다가 새끼발가락에 물집 잡혀서 한동안 샌들만 신고 다녔어요.
그리고 하나 더. 러닝화는 정사이즈보다 5mm에서 10mm 정도 크게 신는 게 기본이래요. 달리다 보면 발이 붓고 발가락이 앞쪽으로 쏠리니까, 엄지발가락 끝에 여유가 있어야 검은발톱 같은 부상을 피할 수 있어요. 저는 평소 235 신는데 러닝화는 240 신어요. 그걸 모르고 처음에 딱 맞는 사이즈 샀다가 한 달 만에 발톱이 시퍼렇게 변해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차라리 쿠션보다는 '내 발에 안정감을 주는지'를 먼저 확인해보시라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려요. 무조건 푹신한 신발이 좋다는 건, 기저귀가 두꺼우면 아기가 잘 걷겠다고 생각하는 거랑 비슷하더라고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