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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통화 소리 좀 조절하면 안 될까요

지영

2026-06-02 17:04:56.47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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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김없이 퇴근길에 집 근처 카페에 들렀어요. 산행 일지 정리도 할 겸, 조용히 앉아서 커피 한 잔 마시려고요. 주말에 다녀온 북한산 코스 정리해야 하는데 집에 가면 또 늘어져서 못 할 것 같아서 카페가 딱이거든요.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라고요. 평소보다 좀 웅성웅성하다 싶었어요. 주문하고 자리 잡는데, 옆 테이블에 30대 초반쯤 돼 보이는 남자분이 통화를 하고 있더라고요.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통화할 수도 있죠.

근데 이게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거예요. 그것도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지, 상대방 목소리까지 다 들려요. "그래서 그 프로젝트가 어떻게 됐는데?" "아니 내가 그때 분명히 말했잖아" 이런 대화 내용까지 하나하나 다 들리는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예민한 걸까요? 카페는 원래 대화하는 공간이니까 어느 정도 소음은 감수해야 하는 거 맞죠. 저도 등산 동호회 사람들이랑 카페에서 만나면 대화하고 그러니까요. 근데 통화 소리가 그것과 같은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대화는 보통 서로 얼굴 보면서 목소리 톤을 조절하게 되는데, 통화는 상대가 안 보이니까 점점 목소리가 커지는 경향이 있잖아요. 제 경험상 통화할 때 본인도 모르게 점점 더 크게 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진짜 웃긴 건 뭐였냐면, 이분이 잠깐 통화 끊고는 자기 노트북 꺼내서 뭔가 열심히 작업하더라고요. 아 완전히 여기를 자기 사무실로 착각한 거죠. 그런데 15분쯤 지나니까 또 전화가 왔는지 다시 통화 시작... 이번엔 더 큰 목소리로요. 이번 통화 내용은 또 뭐였냐면, 회사에서 누구랑 갈등 있었는지 엄청 흥분해서 얘기하는 거예요. "야 내가 그때 진짜 화난 거 알지? 그래서 내가 그냥 확 그만둘까 했다니까" 이런 내용을 카페 전체가 다 듣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뭐라고 말을 거는 것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직원 분한테 말씀드리자니 그것도 진상 손님 되는 느낌이라 싫고요. 결국 저는 그냥 노트북 덮고 나왔어요. 산행 일지는 집에서 대충 정리했네요. 커피는 테이크아웃 잔에 부어달라고 해서 들고 나오는 수밖에 없었어요.

이런 거 보면 우리나라가 좀 개인주의가 부족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공공장소에서 목소리 낮추는 게 매너라는 인식 자체가 아직 덜 퍼진 건지 모르겠네요. 등산할 때도 가끔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 틀어놓고 오르는 분들 계시던데, 산에서는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러 온 사람도 있다는 걸 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해요.

아, 너무 심하게 하소연했나요? 그런데 이런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으세요? 다음번엔 이어폰 끼고 가야겠어요. 노이즈캔슬링 되는 걸로 하나 장만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입니다. 긴 하소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 4

댓글 1

  • 알감자튀김2026-06-04 08:19:56.474Z

    ㅋㅋㅋ카페 통화충 레알 개빡치지.. 나도 일주일에 두번은 스벅가서 오픈런하는데 어떤 아줌마는 아예 에어팟 끼고있는지 확인 안하고 통화 시작하더라 ㄹㅇ 이해불가 근데 요즘은 날씨 좋아져서 그런가 카페마다 사람들 바글바글하더라 오늘같은 날은 차라리 공원 벤치가 났다는 생각 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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