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저는 살림이 주특기고 재테크는 그냥 은행 가서 직원 분이 추천해주는 대로 하는 쪽인데 말이죠. 어제 뉴스 보니까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올렸다더라고요. 심지어 우대금리 합쳐서 연 5% 넘는 적금 상품도 나왔다고 하고. 남편이랑 저녁 먹다가 그 얘기 듣자마자 '이건 막차 타야 한다'는 생각에 오늘 아침 은행 문 열자마자 뛰어갔거든요.
근데 이게 웃긴 게, 계산기 두드리면서 현타가 확 오더라고요. 원금 10만원씩 1년 넣으면 겨우 이자가 6만원대예요. 우대금리 다 받는다고 쳐도 6만5천원쯤 되려나. 아시다시피 제가 대용량 반찬 만들 때 식비 절감 효과가 이 정도면 벌써 한 달 치 반찬값 아끼는 건데, 그걸 1년 동안 쪼개서 받으려니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더라고요.
물론 금리가 올랐으니 상대적으로 작년 1%대 적금보다야 훨씬 낫긴 하죠. 작년에 들었던 적금 만기 이자 보니까 2만원도 안 나왔어요. 진짜 그때는 통장에 찍힌 이자 보면서 '적금이 아니라 그냥 강제 저축용이구나' 하고 자위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이번에도 결국 비슷한 느낌이에요. 금리 올랐다고 난리 났길래 무슨 대단한 재테크 수단 생긴 줄 알았는데, 막상 내가 넣을 수 있는 금액으로 따져보면 이자로 라면 한 박스 사면 끝날 수준이거든요.
솔직히 말해서 이런 때일수록 더 조급해지는 사람들 많을 거예요. 저도 그랬고요. 은행 직원 분이 "지금이 제일 높은 금리인데, 내일부터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빨리 가입하세요" 이러는 순간 머릿속에서 이성 같은 건 다 날아가 버려요. 아시다시피 저 같은 주부는 목돈 굴리는 재주도 없고, 그렇다고 주식 같은 위험한 데 발 담글 용기도 없잖아요. 그러니까 은행에서 금리 올렸다는 소식에 그냥 혹해서 들어가는 거죠.
근데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이 금리 인상이라는 게 진짜 내 살림에 도움 되는 건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대출 금리는 더 빨리 오르고 더 세게 오르잖아요. 우리 집은 다행히 대출이 거의 없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이지만, 주변에 아파트 담보대출 받은 지인들 얘기 들어보면 이자 부담이 진짜 무섭게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예적금으로 몇 푼 더 받는 거랑, 대출 이자로 몇십만원 더 나가는 거랑 비교하면 이게 무슨 균형이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하나 더 불만인 게, 이 좋은 금리라는 것도 결국 우대조건 다 채워야 받을 수 있다는 거예요. 급여이체에 신용카드 실적에 온갖 조건 붙어 있는데, 아시다시피 그런 거 하나하나 맞추다 보면 정작 생활 패턴이 꼬여서 더 손해 보는 경우도 많거든요. 예전에 어떤 적금 우대금리 받겠다고 안 쓰던 카드 긁다가 결국 그 달 카드값이 더 많이 나온 적도 있었어요. 그때 얼마나 어이없던지.
결론적으로 저도 5% 적금 하나 들긴 했어요. 남편이랑 상의해서 월 15만원씩 1년 넣는 걸로요. 그런데 이걸 재테크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요즘 시중금리가 이렇구나' 체험하는 거죠. 진짜 살림꾼 입장에서는 금리 1~2% 오르는 거에 일희일비하는 것보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 안 버리고 제대로 돌려 쓰는 게 훨씬 더 실질적인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고기 한 근 대형마트보다 동네 정육점에서 사는 게 만원은 아끼는 거거든요. 그런 게 진짜 재테크 아닌가 싶어요. 은행 가서 번호표 뽑고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오늘은 냉장고 파먹기나 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