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저는 주부고 애들도 이제 다 컸거든요. 그래도 여전히 장 보러 마트 가고, 학부모 모임 가고, 시댁 갈 일도 있고 그런데요. 그때마다 진짜 스트레스가 장난 아니에요. 다름 아니라 주차 때문이거든요.
제가 운전 경력만 20년 넘었어요. 그런데 아직도 어떤 주차장만 가면 식은땀이 나요. 지난주에 동네서 좀 큰 마트 새로 생겼다고 가봤는데, 주차장 기둥이랑 기둥 사이가 왜 그렇게 좁은지. 제 차가 SUV도 아니고 그냥 준중형 세단인데도 문 열고 내리기가 힘들더라고요. 사이드미러 접고 몸을 비틀어서 나왔어요. 그것도 모자라서 옆 차가 제 주차선 넘어서 대놨는데 진짜 딱 붙어있어서 제가 조수석으로 올라타서 운전석까지 기어서 넘어갔거든요. 40대 후반 아줌마가 무슨 경찰 아카데미 훈련도 아니고.
마트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우리나라 주차장 설계는 정말 사람을 너무 편하게 생각 안 하는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는 그래도 좀 넓게 만드는 편인데, 일반 상가나 동네 마트, 병원, 관공서 이런 데는 진짜 악명 높거든요. 특히 제가 사는 동네 이비인후과는 지하 주차장 진입로가 너무 좁고 경사가 급해서 내려갈 때마다 앞범퍼 긁힐까 봐 조마조마해요. 한 번은 진짜 살짝 긁혔는데, 그날 하루 종일 속이 쓰려서 밥도 못 먹었어요. 그 정도로 주차 스트레스가 인생 스트레스의 한 부분을 크게 차지한다고 저는 확신해요. 농담 아니고 80%는 진짜 주차 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어제도 장 보러 갔다가 주차하려고 기둥 쪽에 빈 자리 있길래 갔는데, 갑자기 조그만 경차가 휙 들어오더니 그 자리를 낼름 가져가는 거예요. 제가 깜빡이도 켜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죠. 그 순간에는 진짜 속에서 천불이 나는데, 내려서 싸우자니 애들 보기에도 그렇고, 그냥 참았어요. 결국 4층까지 올라가서야 자리 찾았거든요. 주차 때문에 시간 다 보내니까 정작 장 볼 시간은 모자라고, 결국 서둘러 사다가 집에 와서 확인하니 두부 빠뜨리고 된장만 사왔더라고요.
진짜 세상 모든 주차장을 넓게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신축 건물은 법으로 주차면 폭을 지금보다 최소 30cm는 더 넓게 하도록 규제하고, 기존 건물도 리모델링할 때 주차장 확장을 의무화했으면 해요. 물론 기술적으로 어렵고 돈도 많이 드는 거 아는데, 그거 몇 푼 아끼자고 사람들 매일매일 스트레스 받고 긁힘에 불안해하고, 심지어 문콕 사고로 싸우는 현실이 너무 피곤하거든요. 주차가 편해야 동네 상권도 살고, 사람 마음에도 여유가 생기는 거 아니겠어요.
저는 이제 마트 갈 때 아예 시간대를 따져서 가요. 오전 10시 반쯤 딱 오픈 시간 맞춰서 가거나, 아니면 아예 저녁 8시 넘어서 가거나. 그 시간대가 아니면 주차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완전히 잃어버리거든요. 이게 무슨 작전 짜는 것도 아니고, 장 보러 가는 것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는 게 너무 웃기지만 현실이에요. 오늘도 마트 갈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무거워요. 진짜 주차 스트레스만 없어도 인생이 훨씬 가벼워질 텐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