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만났던 사람이 비 오는 날마다 아파트 입구까지 데리러 오곤 했거든요. 우산을 두 개나 들고요. 그때는 그냥 좀 과하다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저런 진심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감기 걸릴까 봐 보온병에 유자차까지 타 왔던 사람이었는데, 결국 헤어진 이유는 정말 사소한 거였고요. 비 오는 날이면 왜 그렇게 깨끗했던 장면들만 남는지, 날씨의 마법이 참 신기해요. 근데 이런 생각을 비 오는 날에만 딱 5분 하는 거예요, 애 챙기랴 회사 가랴 더 길게는 못 하겠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