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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핸드폰 알려드리다 멘붕 온 썰.txt

#부모님#스마트폰#IT교육
초록양말

2026-08-02 13:18:07.57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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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방금 전까지 엄마랑 카톡하다가 멘탈 털려서 이 글 씁니다ㅋㅋㅋㅋㅋ

저희 엄마가 이번에 핸드폰 바꾸셨거든요. 3년 만에 바꾸는 거라 기종도 완전 달라지고 OS 버전도 올라가고 그랬는데... 오늘 퇴근하고 전화와서 하는 말이 "야 이거 뒤로가기 버튼 어디 갔냐?" 어...? "화면 맨 밑에 있던 세모, 동그라미, 네모 그거~" 아 그거요? 요즘 폰은 제스처로 바뀌어서 없다고요. 화면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면 된다고요. "뭘 쓸어올려. 없다고." 아니 그 버튼 대신- "버튼이 없는데 어떡해!!!"

그 순간 깨달았어요. 아, 이 설명 40분짜리다.

일단 영상통화로 전환했는데 엄마 표정이 진짜 심각하심ㅋㅋㅋㅋ 뭐 국가적 위기라도 닥친 것처럼 찡그리고 계시더라고요. 화면 아래쪽을 손가락으로 문지르는데 인식이 잘 안 됐는지 "어? 어?" 이러면서 점점 빡쳐하심.

그래서 "손가락 끝으로 살짝만 쓸어올려보세요" 했더니 "쓸어올렸는데 아무것도 안 돼!" 보니까 케이스 때문에 화면 끝까지 손가락이 안 닿는 거예요ㅋㅋㅋㅋ 케이스 벗겨드리고 다시 해보시라고 했더니 겨우 됐는데...

이제 두 번째 난관. 홈화면 나가기. 뒤로가기는 했는데 홈으로 가는 버튼은 어디 있냐고요. "그것도 밑에서 쓸어올리면 돼요" 했더니 아까 그 뒤로가기랑 뭐가 달라서 같은 동작으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지 설명을 해야 하는데 제 설명력의 한계를 느꼈습니다ㅋㅋㅋ

"그게요, 짧게 쓸면 뒤로가기고 길게 쓸면 홈이고-" "뭐가 짧고 길다는 거야 기준이!" ...그렇네요. 기준을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결국 제가 직접 옆에 있는 것도 아니고 영상통화로 화면 비춰달라고 해서 "더 길게요! 좀만 더! 아뇨 그건 너무 길고요!" 이 난리를 20분 동안 떨었어요. 옆에서 듣던 아빠는 "그냥 버튼 있는 걸로 바꿔달라 그래" 이러고 중재하시는데 저는 포기 못 하겠는 거예요. 왜냐면 저도 이거 처음 알았을 때 적응하는 데 며칠 걸렸으니까요... 익숙해지면 엄청 편하단 말이야...

어쨌든 겨우 제스처 적응시키고 카톡 답장하는 것까진 성공했는데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이거예요.

"근데 이 사진들 어디 있어?"

아... 갤러리요? "응 그거" 기존 폰이랑 다른 갤러리 앱이라 사진이 폴더별로 안 보이고 죄다 타임라인으로 쫙 깔리는 UI였거든요. 엄마가 원하는 건 '카톡으로 받은 사진만 보는 폴더'인데 그게 어디 있는지 못 찾으시는 거예요.

갤러리 하단에 '앨범' 탭 누르시라고요. "앨범이 뭐야." 사진 모아둔 거요. "사진은 여기 많은데?" 아니 그... 분류... 폴더... 카톡 사진만 모아둔 거... (제 머릿속에서 단어 찾기가 안 됨)

한 5분 만에 겨우 '카카오톡'이라는 이름의 앨범을 찾아 들어가셨는데 갑자기 엄마가 조용해지심. "야. 근데 왜 뒤로가기 버튼이 여기도 없는 건데."

...........아까 말씀드렸잖아요. 제스처로 하는 거라고요. "아 맞다. 근데 이거 진짜 불편하다. 옛날 게 나은 것 같아." 그 말 듣고 뭔가 억울했어요. 아직 적응을 안 하셔서 그래요 엄마 진짜 익숙해지면- "그리고 글씨가 너무 작아." 확대해서 보시면- "확대 어떻게 해."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안 돼."

이때부터였어요. 제가 모든 것을 잘못 가르친 기분이 든 건.

엄마가 뭘 누르셨는지 갑자기 화면이 엄청 확대돼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상태가 됐고 "야!!! 야!!!" 하면서 저를 부르는데 저는 그 확대된 화면을 다시 축소하는 방법을 영상통화 너머로 설명할 자신이 없었어요. 저도 그 확대 축소 제스처가 너무 민감해서 가끔 폰 던지고 싶을 때 있거든요ㅎㅎ

결국 1시간 20분 동안 설명하다가 제가 항복하고 "아빠한테 폰 주시면 제가 내일 다시 전화할게요..." 하고 끊었습니다.

그리고 10분 뒤에 아빠한테 카톡 옴. "설정에서 뒤로가기 버튼 살리는 거 찾았다. 니가 왜 그걸 못 하냐."

...네??? 진짜 그런 설정이 있다고요? 저도 몰랐는데 아빠가 인터넷 검색해서 찾으셨대요ㅋㅋㅋㅋㅋ 저는 그런 설정 있는 줄도 모르고 제스처만 붙잡고 늘어졌던 거예요... 아빠 왈 "요즘 젊은 것들이 다 아는 줄 알았더니 그것도 아니네"

지금 멘탈이 두 가지 이유로 털렸습니다. 첫째, 1시간 20분 동안 제스처만 고집하다가 결국 버튼 복구해드림으로써 제 모든 노력이 무의미해짐 둘째, 그걸 딸이 아니라 아빠가 해결함으로써 제 IT 능력에 대한 가족 내 신뢰도가 폭락함

엄마는 지금 버튼 되찾고 기뻐하시면서 카톡으로 단체방에 식물 사진 17장 보내셨어요. 아까 그렇게 못 찾겠다던 카톡 사진들 맞습니다. 신기하게 지금은 잘만 찾으시더라고요.

결론: 부모님 핸드폰 알려드릴 땐 내가 맞다고 우기지 말고 설정부터 확인합시다... 그리고 뒤로가기 버튼은 사라진 게 아니라 숨어있었을 뿐이라는 교훈을 얻었어요. 그치만 전 아직도 제스처가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거 완전 꼰대 되는 길인가요?ㅋㅋㅋㅋ

아 그리고 이 글 쓰는 사이에 엄마한테 전화 와서 "와이파이가 갑자기 안 되는데 이건 어떡하냐" 물어보셔서 오늘도 30분 추가로 날렸습니다. 공유기 껐다 켜세요 이 말을 얼마나 우아하게 풀어서 설명해야 하는지... 다들 아시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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