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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 맞고 출근한 사람 손 들어보세요. 저요.

월세노예

2026-06-20 12:33:28.51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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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오늘 아침에 눈 뜨자마자 창문 밖 보는데 빗줄기가 가로로 쏟아지고 있더라고요. 초속 23.6미터 강풍이면 거의 제 인생 역풍 아닙니까. 우산 들고 나갔다가 3초 만에 뒤집혀서 그냥 접고 걸었어요. 상사한테 카톡으로 "혹시 오늘 재택 가능할까요..." 보냈다가 읽씹 당하고요 ㅋㅋㅋㅋ 역시 중소기업 대리는 비바람도 출근입니다 여러분.

150mm 물폭탄이라길래 흠... 계산기 두드려봤죠. 제가 사는 반지하 원룸 계단 높이가 대략 15센티니까 이론상 10번은 잠겨야 하는 강수량이네요. 아침에 나오면서 현관문 앞에 모래주머니 쌓아놓고 나왔습니다. 작년에 한 번 물 들어와서 전기장판 버린 트라우마 있거든요 ㅠㅠ 전기장판이 가스비보다 열 배는 아끼는 효자템인데 그거 하나 처리비 5천원에 울면서 버렸어요. 올해는 안 됩니다, 제발...

뉴스 보니까 설악산이랑 한라산 탐방로 통제됐다면서요? 당연한 거 아닙니까 150mm에 초속 26m 바람이면 사람이 아니라 날아다니는 우산 잔해 수집하러 가는 거지 등산이 어딨어요 ㅋㅋㅋ 거기다 나무 쓰러졌다는 소식에 혹시나 해서 제 차 확인하러 점심시간에 주차장 갔다 왔어요. 다행히 멀쩡하더라고요. 근데 옆에 있던 중고 스파크는 나뭇가지에 보닛 찍혀서... 아... 저거 수리비 견적 얼마 나올지 벌써부터 이마 짚어집니다. 제 차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내 통장에서 돈 나가는 기분이었어요. 중고나라에서 3년째 보는 스파크 부품 시세가 왜 자꾸 머릿속에 스치던지 ㅋㅋㅋ

솔직히 이 정도 비바람이면 출근길 지하철역에서 계단 미끄러져서 안전사고 당하는 사람 분명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제 앞에 있던 50대 아저씨가 진짜 한 번 휘청했는데 바로 옆 사람들이 와락 붙잡아주는 거예요. 이 와중에 연대감 장난 아니더라고요 ㅠ 잠깐 감동받았다가, 그 아저씨 우산에 고여있던 물이 제 양말에 쏟아져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발가락 축축한 채로 오전 업무 보는 월세노예의 비애란...

아 그리고 이거 보세요. 제가 사는 동네 편의점 앞 가로수 넘어져서 전선 끊겼는지 두 시간 정전이었어요. 와이파이 안 되니까 업무는 커녕 카톡도 안 터지고, 노트북 배터리 34% 남은 거 보면서 식은땀 났습니다 ㅋㅋㅋ 결국 핫스팟 켜놓고 폰 충전 20%대로 일 봤네요. 이거 다 비 오는 날 재택 안 시켜준 회사 탓입니다, 흠... 적금 깨서 중고 아이패드라도 하나 살까 진지하게 고민했어요. 비상금 계좌 잔액 보고 바로 접었지만요.

기상청에서 오후까지 더 온다는데 퇴근길이 더 문제네요. 아침에 이미 우산 두 개 조지고, 신발은 젖은 지 오래고, 양말은... 말을 말죠 ㅠㅠ 그나마 집에 가면 전기장판이라도 틀어서 신발 말려야 하는데 정전 복구 됐으려나 모르겠네요. 여러분 다들 안전사고 조심하시고, 가능하면 집 밖에 나가지 마세요. 저 같은 사람 하나로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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