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과장입니다. 오늘은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 때문에 좀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원래 혼자 밥 먹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아침부터 회의하고 보고서 쓰고, 거래처 전화 받다 보면 점심시간만이라도 조용히 머리 식히고 싶거든요. 그래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회사 근처 식당에서 혼밥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혼자 앉아 있으면 꼭 말을 거는 분들이 있다는 겁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단골로 가는 김치찌개 집에서 자리에 앉아 공깃밥에 찌개 한 숟갈 떠 넣고 있으려니까, 옆 테이블에서 나이 지긋해 보이시는 분이 갑자기 "젊은 분이 혼자 밥 먹으면 쓸쓸해 보이네" 하시더군요. 저는 그냥 가볍게 "아닙니다, 편해서 그럽니다" 하고 대답했는데도, 그다음부터는 "어디서 일하느냐, 결혼은 했느냐,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혼자 살려고 해서 나라가 걱정이다" 같은 얘기로 이어지더군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그 순간 무척 불편했습니다. 제 밥 먹는 시간은 고작 30분 남짓인데, 그 짧은 시간마저 제 마음대로 쓸 수 없다는 생각에 기분이 가라앉더군요. 예의상 몇 마디 받아친다고 밥은 다 식었고, 찌개 냄비 밑에 불은 꺼졌고, 결국 급하게 허겁지겁 남은 밥을 입에 털어넣고 나왔습니다. 식사를 한 건지 숨을 한 건지 모를 지경이었어요.
물론 이해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예전 세대는 식사 자체가 사회적 활동이고, 누군가와 함께하는 게 당연한 문화였다는 걸 압니다. 그리고 외로워 보이니까 말을 걸어주는 게 친절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그 친절이 누군가에게는 침해입니다. 저는 애초에 외롭지도 않았고, 누군가와 대화를 원하지도 않았고, 그냥 밥만 먹고 싶었을 뿐이니까요.
게다가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아예 사람 많은 식당을 피하게 됩니다. 구석 자리만 찾거나, 테이블 간격이 넓은 가게로 발품을 팔거나, 아니면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때우는 게 낫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혼밥을 즐기는 입장에서 그게 얼마나 불합리한 일인지 모릅니다. 남에게 피해 주는 것도 아닌데, 내 돈 내고 밥 먹는데 왜 이런 눈치까지 봐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모든 분들이 그런 건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혼자 먹고 있는 저를 보고도 신경 안 쓰시고, 오히려 그 무관심이 더 고맙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서로 눈인사 한 번 나누거나, 젓가락 떨어뜨렸을 때 주워주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 이상의 관심은 제발 사양하고 싶습니다.
혼자 밥 먹는 사람이 불편해 보이면, 그냥 그대로 두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편하게 먹을 권리를 존중해주시면 그게 진짜 친절 아닐까 싶습니다. 주말에 혼자 작업실에서 라면 끓여먹을 때가 왜 그렇게 편한지, 아마 이런 경험들 때문인 것 같기도 합니다.
이상, 점심시간 다 써버리고 아직 배가 덜 차서 과자 뜯고 있는 김과장이었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