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짜 황당한 일 겪었어요 ㅋㅋㅋ 저 지금 머리에 파스텔톤 헤어캡 쓰고 이 글 쓰는 중입니다.
며칠 전에 앞머리랑 옆머리가 너무 뜨길래 동네 단골 미용실에 전화했거든요. 평소에 예약 안 하고 가면 한 시간씩 기다리길래 이번엔 똑똑하게 예약하고 갔어요. 수요일 오후 3시로 딱 잡았고 원장님이 직접 "네 그때 오세요~" 하셨단 말이에요.
그래서 오늘 알람 맞춰서 일어나고 씻고, 평소 같으면 그냥 추리닝 입고 갔을 텐데 예약해놨으니 좀 사람답게 입고 나갔어요. 공부하다 중간에 나가는 거라 시간도 아까운데 그래도 기분 전환한다 생각하고.
미용실 앞에 도착했는데 셔터가 반쯤 내려와 있는 거예요. "어? 오픈 전인가?" 시계 보니까 2시 55분. 좀 일찍 왔나 싶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오늘의 할인템 좀 구경하면서 10분 정도 있다가 다시 갔어요.
여전히 셔터 내려가 있음.
진짜 설마? 하고 유리문에 붙어서 안을 보니까 조명도 다 꺼져 있고 의자 위에 수건이 대충 덮여있는데 사람 기척이 전혀 없는 거예요. 전화해봤더니 연결음만 가고 안 받고.
일단 집으로 돌아왔는데 걷는 내내 너무 어이없어서 혼잣말로 "진짜 대박이다" 이러고 있었어요 ㅋㅋㅋ
집 도착해서 딱 앉았는데 그때서야 원장님한테 문자가 왔더라고요.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생겨서 오늘 쉽니다ㅠ 연락을 못 드렸네요" 이거예요.
아니... 제가 예약한 거 까먹으셨거나 그날 출근 안 하기로 한 걸 기록을 못 하신 모양인데, 진짜 당황스러웠어요. 일방적으로 약속 깨고 연락도 없고, 저는 시간 맞춰 갔다가 되돌아온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뭐라고 답장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네 알겠습니다 다음에 갈게요~" 이렇게 보냈어요. 진짜 착한 척? 아니 사실은 귀찮음의 임계치를 넘어서 그냥 말았어요. 따지고 항의하고 이런 거 제가 진짜 못해요... 저만 스트레스 받고 말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지금 그냥 셀프로 앞머리 자를까 말까 고민 중이에요. 다이소 미용가위는 작년에 사놨는데, 앞머리 자르다가 실패해서 눈썹 위 3센치 됐던 기억이 생생해서 선뜻 못 쥐겠고... 일단 헤어캡으로 가리고 있어요. 파스텔 핑크색인데 이것도 작년에 다이소서 1500원인가 주고 샀거든요. 이런 날 오라고 산 건가 싶네요.
근데 진짜 이런 경험 하신 분들 많죠? 저만 당한 건 아니겠죠...? 예약 확인 전화까지 했는데 이런 적은 또 처음이라 멘붕이에요. 차라리 평소처럼 그냥 무작정 가서 1시간 기다릴 걸 그랬나 봐요.
아 그리고 여담인데 요즘 미용실 갈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저처럼 혼자 조용히 머리 하고 싶은 사람은 동네 미용실이 진리인 것 같아요. 샵 같은 데 가면 뭔가 저만 초라해지는 느낌이고 대화도 계속 이어가야 해서 힘들더라고요. 근데 그 단골집마저 오늘 이래서 진짜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다른 미용실을 개척해야 하나...
글이 길었네요 죄송해요. 다들 예약은 꼭 다시 한 번 확인하시고... 아니 근데 제가 확인 전화까지 했는데 이렇게 됐다는 게 진짜 웃기지 않나요? ㅋㅋㅋ 그래도 일단 헤어캡 쓰고 이번 주 넘기고 담주에 다시 예약 잡아볼까 해요. 그래도 원장님 원래는 진짜 친절하시고 컷도 잘해주셔서 한 번은 봐드리려고요. 두 번이면 갈아탈 겁니다. 식기류도 아이보리로 통일하는 사람이 미용실도 단골 고집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