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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일상

에어컨 바람 소리인지 뭔지, 모기 소리인지 올해는 좀 예민해지네요.

참새엄마

2026-07-26 04:30:11.584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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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시댁 제사 준비하면서 새벽까지 부엌에 있었거든요. 환기 좀 시킨다고 베란다 문을 열어뒀더니, 어디서 들어왔는지 그 특유의 앵~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아시다시피 그 소리 한 번 들리면 잠 다 잤다거든요. 바로 모기향 피우고 전기 모기채 들고 30분 동안 추격전 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모기가 유난히 더 빠르고 작게 느껴지더라고요. 예전 같으면 한두 번 휘둘러서 잡았을 텐데, 올핸 괜히 내가 느려진 건가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 다음날, 동네 약국에 소화제 사러 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여름마다 거실용으로 쓰는 전기 액상 리필이랑 베란다 문 앞에 두는 스프레이 제품을 약국에서 사거든요. 대형마트 제품보다 약국에서 파는 게 휘발성 냄새가 덜하고, 무엇보다 흰개미나 바퀴벌레까지 겸사겸사 잡아주는 게 있어서 좀 비싸도 고집하는 편이에요. 근데 평소에 눈에 익던 그 노란색 통, 빨간색 마개 제품이 딱 보이지도 않는 거예요. 평소 같았으면 진열대 앞에 그게 한가득 쌓여 있었을 시기인데, 텅 비어 있고 겨우 모기약 코너에는 처음 보는 해외 브랜드 제품 두세 개만 덩그러니 놓여 있더라고요.

약사분한테 "원래 쓰던 그 에어로졸 말인데요, 혹시 창고에라도 없어요?" 하고 물어봤더니, 이제 그 제품은 못 판다고 하시는 거예요. 7월 1일부터 살생물제품 승인제라는 게 시행돼서, 정부 승인을 못 받은 제품들은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는 겁니다. 약사분 말씀이, 약국에서도 느닷없이 거래처에서 회수 공문 오고 택배 박스 들고 와서 다 실어갔다고, 그래서 자기네도 재고 정리하느라 비상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시다시피 그런 행정 절차가 갑자기 확 바뀌면 제일 먼저 타격 받는 게 우리 같은 소비자랑 동네 소매상이거든요. 약사분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며칠 사이에 단골분들이 난리 났어요. 저도 집에서 쓰던 거 다 반납했네요." 하시면서 한숨을 쉬셨어요.

저는 이 이야기를 듣자마자 속으로 '아, 그럼 올여름은 모기랑 진짜 사투를 벌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믿고 쓰던 그 강력한 스프레이, 아시다시피 바퀴벌레도 한 방에 뒤집히고 모기 떼가 베란다 창문에 바르면 다음날 우수수 떨어져 있던 그 제품 말이에요. 그게 일단 사라졌으니 대체할 만한 걸 당장 찾아야 하는데, 약국에 덩그러니 남은 제품은 이제 막 수입된 건지 설명서도 영어로만 쓰여 있고, 효과가 검증됐다는 내용은 하나도 없고, 그냥 천연 성분에 안전하다는 마케팅 문구만 잔뜩 붙어 있더라고요. 저는 이런 문구를 제일 경계하거든요. 안전한 건 좋은데, 모기가 안 죽으면 그게 무슨 살충제입니까. 마치 냄비에 코팅이 아무리 좋아도 열 전도율이 형편없으면 무쓸모인 것처럼요.

결국 저는 약국에서 그 비싼 수입 제품은 사지 않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신 일단 집에 남아 있던 모기향과 전기 모기채로 버티는 전략을 세웠어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떠올린 비책이 있었거든요. 아시다시피 압력밥솥은 밥솥 이상의 가치가 있잖아요. 전기밥솥이 보편화되면서 사람들이 압력밥솥의 부가 기능을 너무 잊고 사는 건데, 저는 여름마다 분무기가 고장 나면 압력밥솥에 구연산물을 팔팔 끓여서 고온 증기로 베란다 방충망 틈새를 찌는 소독을 합니다. 고온 고압의 수증기는 모기 유충이나 잔벌레의 서식처를 파괴하는 데 제법 효과가 있거든요. 살충제 없는 여름을 대비해 당분간은 구연산수 스팀 소독을 주 2회 정도 해볼 생각입니다. 단점은 이 작업을 하면 베란다 타일이 미끄러워져서 식구들이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는 거, 그리고 스팀 분사구 쪽 패킹 수명이 좀 빨리 닳는 느낌이 들어서 아까울 때도 있다는 거 정도겠네요.

아무튼 모기철 준비하시는 분들은 여유 있을 때 약국 한 번 들러보세요. 저처럼 특정 브랜드만 고집하다가는 7월부터 당황할 수 있거든요. 지금 남아 있는 제품이라도 잘 살펴보시고, 뿌리는 방식보다는 액상이나 훈증 쪽으로 갈아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정부 승인제가 국민 안전을 위한 조치라지만, 믿고 쓰던 물건이 현장의 충분한 유예 기간도 없이 사라지는 건 좀 별로였어요. 신뢰라는 게 쌓이는 데 시간이 얼마나 오래 걸리는데, 그걸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올여름 모기와의 전쟁, 생각보다 길고 험난해질 거 같아 마음이 바짝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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