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한 지는 꽤 됐습니다. 자취 초기엔 그냥 편의점 냉동 닭강정 사다가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곤 했는데, 매번 같은 패턴이 반복되더군요. 처음엔 바삭한데 5분만 지나도 눅눅해지고 간은 짜고, 결국 남은 술만 들이키다가 속만 쓰리고 끝나는 겁니다. 이게 무슨 혼술의 낭만이냐 싶어서 안주를 좀 바꿔봤습니다.
제가 요즘 자주 하는 건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아예 냉장고에 상시 대기시켜두는 것, 다른 하나는 최소한의 공정으로 '근사함'을 사기 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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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 대기조: 방울토마토와 브리치즈 사실 이 조합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마트에서 방울토마토 한 팩이랑 할인하던 브리치즈 한 덩어리를 샀는데, 생각보다 궁합이 좋더군요. 방울토마토는 씻어서 꼭지만 따면 끝입니다. 브리치즈는 실온에 10분 정도 꺼내두면 가운데가 살짝 말랑해지는데, 그때 잘라서 토마토 위에 얹어 먹으면 끝입니다. 꿀을 살짝 찍어먹어도 좋고요. 와인이나 위스키 하이볼에 잘 맞습니다. 손에 기름 묻을 일도 없고 설거지도 칼 하나, 도마 하나. 이게 진짜 편한 안주의 핵심 아닙니까. 가끔 브리치즈 대신 할인하는 까망베르 사서 똑같이 해먹습니다. 까망베르가 좀 더 꾸덕해서 취향 따라 갈리는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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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치는 조: 마늘빵 변형 (에어프라이어 필수) 마늘빵 좋아하는데, 바게트 사서 마늘버터 만들어 바르고... 이 과정이 혼술 마시려는 사람한테는 이미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식빵으로 합니다. 식빵 한 장에 버터 살짝 바르고 설탕이랑 다진 마늘(튜브 마늘, 진짜 편합니다) 조금 올려서 에어프라이어에 180도 3분. 이게 끝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버터 풀린 식빵이 촉촉해서, 동네 와인바에서 주는 브루스게타 비슷한 느낌을 '사기' 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슬라이스 체다치즈 한 장 더 올려서 같이 구우면 더 근사해집니다. 크래커 사다가 같이 먹어도 좋고요. 손님이 와도 이건 좀 쳐줍니다, 진짜로.
가끔은 좀 제대로 된 안주가 땡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땐 차라리 밀키트를 사자는 주의입니다. 마트 가면 8천원~1만원대에 스테이크 밀키트 있는데, 소고기랑 소스, 채소 다 들어있어서 프라이팬에 굽기만 하면 되더군요. 이걸로 와인 한잔 하면 외식 부럽지 않습니다. 혼자 가서 기다리고 먹고 오는 시간 생각하면, 집에서 굽는 게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다만 밀키트는 소금 간이 센 경우가 많으니, 소스는 절반만 넣고 간 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결국 혼술 안주의 핵심은 '설거지 최소화'와 '기다림의 시간이 짧을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나에게 대접하는 기분은 내되, 그 과정에서 지치면 안 된다는 거죠. 이 기준으로 보면 시중에 파는 마른 안주류(육포, 오징어)도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나트륨 함량이 미친 경우가 많으니, 성분표 확인은 한 번씩 해보시길 권합니다.
다들 뭐 드시면서 혼술하십니까. 저도 레퍼토리 늘리고 싶어서 여쭤봅니다. 혹시 또 간단하면서도 '이건 좀 치는 거다' 싶은 안주 있으면 공유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