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마다 뉴스 검색하는 게 습관이 됐거든요. 애들 등교시키고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슥 보는데, 오늘 따라 눈에 띄는 기사가 있더라고요. 대출 막히니까 집주인이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놓는다는 얘기, 진짜 현실이 됐나 봐요. 처음엔 강남 쪽 고가 아파트 얘기인 줄 알았는데 경기도랑 부산까지 번졌다잖아요. 솔직히 저는 재테크 쪽은 잘 몰라요. 통장 관리는 남편이 주로 하고 저는 가계부 쓰는 정도니까. 그런데도 이건 너무 생소해서 자세히 읽어봤습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대출 규제가 장난이 아니잖아요. 저희 친정 동생도 작년에 집 사려다가 스트레스성 위염까지 왔었거든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니 DSR이니 용어도 어렵고, 소득 대비 대출 한도가 빡빡하게 잡히니까 계약 직전에 자금 계획이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대요. 그 틈을 파고든 게 이 셀러 파이낸싱이라는 건데, 쉽게 말해 집주인이 매매대금의 일부를 깎아주는 대신 그 금액을 당분간 빌려주는 형태더라고요. 예를 들어 10억짜리 아파트인데 매수자가 대출을 4억밖에 못 받는다, 그러면 집주인이 2억을 2년 정도 무이자나 저리로 빌려주고 나머지 4억만 받는 식이에요. 처음 듣는 순간 '그게 가능한 거야?' 싶었습니다.
제가 좀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서요, 이런 구조가 진짜 매수자한테 유리한 건지 따져보게 되더라고요. 일단 당장은 대출 한도가 막혀도 계약을 진행할 수 있으니까 숨통이 트이는 건 맞아요. 그런데 문제는 그 빌린 돈의 상환 조건이거든요. 기사에 나온 사례들 보면 보통 1년에서 길어야 3년 안에 갚는 조건인데, 그 안에 금리가 오르거나 집값이 빠지면 어떻게 될지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부동산은 심리 영향이 너무 커서, 가격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 대출 갚기도 버거운데 집주인한테 빌린 돈까지 겹치면 이중으로 압박 오는 거예요.
그리고 이게 또 매도인 입장에서도 쉬운 선택은 아니거든요. 제가 만약 제 집을 팔면서 돈을 나눠 받는 조건을 건다면, 그 매수자가 중간에 파산하거나 잠적해 버리면 어떻게 회수하나 무섭겠다는 생각 먼저 들었어요. 법적으로 담보 설정을 한다고 해도, 저당권 순위 같은 복잡한 문제도 생길 거고요. 저희 동네에서도 작년에 상가 건물 거래할 때 비슷한 조건으로 하려다가 등기부등본 정리 안 돼서 몇 달 골치 아팠다는 얘기 들은 적 있거든요. 변호사 비용만 몇백 깨졌다고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게 시장이 잠깐 멈추니까 나온 궁여지책이라고 봐요. 예전에 IMF 때도 직거래로 집 팔고 돈 나눠 받는 경우가 있었다고 시어머니한테 들은 적 있거든요. 그때는 정말 돈이 없어서 그랬던 거고, 지금은 오히려 가격은 높은데 제도권 금융이 막힌 상황이라는 점이 좀 달라요. 그러니까 이 셀러 파이낸싱이라는 게 '합리적인 선택지'라기보다는, 팔 사람은 급하고 살 사람은 절박해서 어쩔 수 없이 맞춰보는 짜깁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제 주변에도 집 알아보는 분들 두어 명 계시는데, 이 얘기 꺼내니까 다들 고개부터 갸웃하더라고요. "당장 돈이 없으니까 파는 사람한테 손 벌리는 건 결국 내 신용을 파는 거 아니냐"는 말도 나왔고요. 저도 그 말에 동의해요. 아시다시피 우리가 은행 대출 받을 때도 이자 부담에 잠 못 이루는데, 개인한테 돈 빌리는 건 관계가 꼬이면 정말 답이 없거든요. 가족끼리도 돈 거래는 조심해야 하는 판에, 집을 사고파는 사이에 채권 채무 관계가 생기는 건 생각보다 훨씬 예민한 문제예요.
그래서 제 결론은 이겁니다. 만약 누군가 제게 "언니 이 조건 어때요?" 물어본다면, 저는 일단 두 가지만 확인해보라고 말할 거예요. 첫째, 그 빌려주는 기간 안에 내 소득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가. 둘째, 만약 그 기간 안에 내가 그 돈을 못 갚았을 때 법적으로 어떤 불이익이 오는지 계약서를 반드시 변호사랑 검토했는가. 이 두 가지를 체크하지 않고 덜컥 계약했다간, 집은커녕 신용불량자 되는 지름길이에요. 싼 게 꼭 좋은 선택이 아닌 건, 제가 예전에 4개월 만에 코팅 밀려난 후라이팬 사고 뼈저리게 배운 교훈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