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 보러 갈 때마다 영수증 금액 보고 한숨 쉬는 분들 많죠. 저도 매주 금요일마다 동네 마트 가는데, 작년 이맘때랑 비교하면 체감이 확 와요. 그런데 이번 주는 식료품 얘기가 아니라 옷이랑 가전 가격이 오른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아침에 번역 마감 하나 끝내고 커피 마시면서 뉴스 훑다가 봤어요. 무신사 스탠다드가 최대 25% 올린다는 소식이요. 솔직히 처음엔 "아, 옷도 이제 본격적으로 오르는구나" 싶었어요. 무신사 스탠다드는 제 기준에 가성비 괜찮은 브랜드였거든요. 기본 티셔츠랑 셔츠 몇 개 있어요, 재작년에 샀던 건데 면 질감도 좋고 세탁 여러 번 해도 모양 안 망가져서 만족했던 것들이에요. 근데 25%면... 예를 들어 4만원짜리 셔츠가 5만원 된다는 뜻이잖아요. 그럼 그동안 "그냥 심플한 거 하나 살까" 하고 편하게 집어오던 가격대가 아니게 되는 거죠.
제 옷장을 열어보면서 좀 생각해봤어요. 저는 새 옷을 자주 안 사요. 번역 일하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고, 딸 학교 픽업할 때 아니면 딱히 나갈 일도 적고. 그래도 계절 바뀔 때쯤에 한두 벌씩 사두는 편이에요. 작년 가을엔 카디건 하나 사려고 한참 고민했던 기억 나요. 가격 보고 "이 가격에 이 퀄리티면 괜찮네" 하던 브랜드들이 조금씩 가격을 올리더니, 이젠 아예 공식적인 인상 발표가 나오니까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해질 것 같아요. 예전 같으면 "그냥 사자" 했을 걸, 이제는 "정말 필요한가"를 더 길게 고민하게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뉴발란스도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는 소식 보니까... 아, 신발은 더 아프네요. 저는 운동화를 진짜 오래 신는 편이에요. 발이 좀 약해서 쿠션 좋은 걸로 고르는데, 한 번 사면 2~3년은 신어요. 근데 딸 아이 신발은 얘기가 달라요. 초등학교 3학년인데 발 크기가 6개월마다 달라져요. 저번 달에 운동화 하나 샀는데 벌써 "엄마, 약간 꽉 끼는 것 같아" 이럽니다 ㅠㅠ. 뉴발란스 키즈 라인은 디자인도 예쁘고 발에 잘 맞아서 자주 사는 편이었는데, 가격 오르면 부담이 확 늘겠죠. 그래서 요새는 도서관 가는 길에 동네 중고 어린이 옷 가게 들러서 상태 괜찮은 신발 있는지 먼저 살펴봐요. 운 좋으면 거의 새 것 같은 것도 있더라고요. 예전엔 중고 신발은 좀 꺼려졌는데, 환경 생각도 있고 물가도 이러니 마음이 많이 바뀌었어요.
가전 얘기도 나왔던데, TCL TV 가격 인상한다는 부분 읽으면서는 좀 씁쓸했어요. 우리 집 TV는 5년 전에 산 거라 당장 바꿀 일은 없지만, 주변에 이사하면서 TV 새로 장만하는 분들 얘기 들으면 작년 이맘때보다 확실히 예산이 늘었다고 하더라고요. 고환율이랑 원자재값 때문이라는데, 이제는 식탁 위만 아니라 집 안 구석구석까지 물가가 스며드는 느낌이에요. 예전엔 먹거리 물가 오른다고 하면 "아, 장 볼 때 조금 더 아껴야지" 했는데, 이제는 옷 살 때도, 가전 알아볼 때도 똑같은 긴장을 해야 하는 건가 싶어서 좀 피곤해요.
그래도 이런 때일수록 제 소비 습관을 돌아보게 되는 건 나쁘지 않아요. 예전엔 할인한다고 필요 없는 것도 좀 샀고, "기분 전환용"으로 충동구매한 옷도 제법 있었어요. 지금은 진짜 필요한 것만 사고, 사더라도 좀 더 오래 쓸 수 있는 걸 고르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요. 예를 들어 작년엔 겨울 코트 하나를 좀 비싸도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골랐는데, 올해도 그거 꺼내 입으면서 "잘 골랐다" 싶었거든요. 이런 습관이 물가 대응에도 도움이 되고, 환경에도 덜 부담을 주니까 그 부분은 위안이에요.
다만 좀 아쉬운 건, 이런 가격 인상이 결국 소비 여력이 적은 분들한테 더 크게 와닿는다는 점이에요. 저야 프리랜서라 수입이 일정치 않아도 어떻게든 예산 조절을 해볼 여지가 있는데, 매달 고정 지출 빠듯한 가구는 옷값 오르는 게 진짜 타격일 거예요. 특히 아이 키우는 집은 성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야 하는 옷이 있으니까요.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거워지네요.
다들 어떻게 대처하고 계세요? 저는 일단 올 봄옷은 작년 거 그대로 입고, 여름까지 버티면서 진짜 필요한 한두 벌만 추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어요. 신발도 딸 것만 중고 먼저 알아보고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새 거 사는 순서로요. 가전은 당장 살 일 없으니 좀 상황을 지켜보고 있고요. 예전에는 살림 팁이라고 하면 "어떻게 싸게 살까" 위주였는데, 요즘은 "어떻게 안 사고 버틸까"가 더 큰 주제가 된 것 같아서, 그게 참... 시대가 바뀌었구나 싶어요 ㅎㅎ.
혹시 무신사 스탠다드 자주 사시는 분들 계시면 인상 전에 마지막으로 살 만한 게 뭔지 의견 나눠주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도 기본 라인 티셔츠 하나쯤 더 사둘까 말까 고민 중이거든요. 다들 현명한 소비로 이 고물가 시대 같이 버텨봐요. 힘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