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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일상

산책 가방에 꼭 챙기는 3가지랑 오늘 발견한 곳

#산책#동네#소소한행복
다이어리

2026-06-22 13:52:40.45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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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 학원 픽업 전 시간이 애매하게 붕 떠서, 그냥 집에 있긴 답답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걷는 재미를 들였는데, 오늘은 진짜 깜짝 놀랄 만한 곳을 찾았어요.

사실 저는 산책 가방이 따로 있어요. 별건 아니고, 작은 에코백에 펜이랑 접착식 메모지, 핸드크림 하나 넣어 다니는 거예요. 다이어리 쓰는 게 취미다 보니, 산책하다가도 예쁜 가게나 나중에 가보고 싶은 골목 간판을 메모해둬야 직성이 풀려서. 오늘도 그 습관 덕분에 이 장소를 기록으로 남겼네요.

제가 사는 동네는 아파트 단지 뒤쪽으로 좀 올라가면 80년대 지은 연립주택이 빼곡한 오래된 주택가가 있어요. 평소엔 경사가 심해서 잘 안 가는 길인데, 오늘따라 왜 그쪽으로 발이 가는지. 슬슬 걸어 올라가는데 담벼락마다 지도 모르는 보라색 꽃이 탐스럽게 피었더라고요. 뭔가 다육이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잎이 왁스칠한 것처럼 윤기가 나서 참 신기했어요. 아는 꽃인데 이름이 기억 안 나서 답답. 혹시 이 글 보시는 분 중에 이름 아시면 좀 알려주세요 ㅎㅎ.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의 꼭대기쯤 갔을 때예요. 3층짜리 낡은 건물 1층에 'OO제본소' 라는 간판이 보이는 거예요. 요새 제본소 구경하기 힘들잖아요, 다 대형 프랜차이즈 인쇄소 아니면 인터넷 주문뿐이지. 궁금해서 창문 너머로 살짝 들여다보니까, 진짜 똑딱똑딱 손때 묻은 재단기인지 뭔지 커다란 기계들이 돌아가고 있고, 나이 지긋하신 사장님 혼자 작업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문구류에 환장하는 사람이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서 문 열고 들어가서 여쭤봤어요. "혹시 개인 노트 소량 제본도 되나요?" 라고. 사장님이 의외로 흔쾌하게, "무슨 노트 만드려고요? 종이는 뭘로 생각해요?" 이러시는 거예요. 이런 동네에 이런 분이 계시다니. 얼마 전에 다이어리 꾸미기 모임에서 직접 만든 리필 속지를 제본 맡길 데가 없어 애먹었거든요. 시내까지 나가야 하나 고민했는데, 바로 코앞에 답이 있는 거 있죠.

잠깐 이야기하다가 알게 된 건데, 여기서 20년 넘게 자리 지켰대요. 저는 이 동네 10년 살면서 처음 알았어요. 사장님 말씀이 "요즘은 다 인터넷으로 공장에 맡기니 이런 데 찾는 사람이 없어" 하시면서 씁쓸해하셔서 제가 오히려 "앞으로 자주 올 거예요, 저야말로 진짜 찾느라 고생했어요 ㅎㅎ" 하고 신나서 대답했어요. 사장님이 당장 샘플로 만든 수첩 하나 보여주셨는데, 실 제본에 표지 엣지가 진짜 깔끔해서 감탄만 하고 왔네요. 본드 냄새가 아직도 코에 맴도는 기분.

지금 쓰는 공구 게시판에도 이런 로컬 제본소 정보 풀까 싶다가, 일단 우리 daily 이웃님들한테 먼저 자랑해요. 뭔가 이런 보물찾기 하는 날은, 저녁 밥하기도 싫을 만큼 들떠버리네요 ㅋㅋㅋ 현실은 냉장고에 시금치 시들어가고 있어서 된장국 급하게 끓여야 하지만.

여러분도 혹시 동네에서 이런 숨은 제본소나 문구점 발견하신 적 있으시면 꼭 얘기해주세요. 요즘 핸드메이드 노트 공부 중이라 진짜 정보에 목말랐어요. 그리고 꽃 이름 아시는 분 제발 댓글 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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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산책하다 발견한 숨은 명소 | 일상 · 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