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자려고 눕는데 귀 옆에서 모기 소리가 나는 겁니다. 시골도 아니고 12층인데 어디서 들어왔는지 참 신기하더군요. 아내는 벌써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얼른 잡아요' 하면서 저만 쳐다보고 있고요.
일단 불을 켰습니다. 보통 모기는 벽 쪽에 붙어있기 마련이니까 천천히 살피는데, 그놈이 거실 천장 조명 근처로 도망가 앉은 겁니다. 손 닿을 리가 있나요. 팔 길이로는 택도 없고, 식탁 의자 가져와서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10센티 정도 모자라더군요.
여기서부터 잘못된 판단이 연속으로 이어집니다. 의자 위에 쿠션을 올리면 안 되는데 올린 겁니다. 게다가 전기 파리채가 아니라 두꺼운 주방 매거진을 말아서 쥔 상태였고요. 중심을 못 잡아서 쿠션이 밀렸고, 저는 옆으로 기울면서 손을 짚었는데 그만 거실 천장 텍스 한 장을 그대로 밀어 올린 꼴이 됐습니다. 텍스가 들어 올려지면서 옆에 있는 텍스 두 장까지 덜컹거리면서 살짝 내려앉았어요. 천장에 가로 90센티짜리 텍스 석 장이 삐뚤어지고 그 사이로 단열재 먼지가 후두둑 떨어지는 겁니다.
아내 표정은 말씀 안 드리겠습니다. 모기는 그 와중에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고요. 결국 새벽 한 시에 청소기 돌리고, 오늘 아침 급하게 천장 텍스 시공했던 인테리어 업체에 연락해놨습니다. 다행히 석고보드 천장이 아니라 텍스 천장이라서 텍스 세 장 교체하고 레일 손봐주면 크게 공사 안 한다더군요. 견적은 15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모기 한 마리 잡는 데 15만 원 쓴 셈입니다.
제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일단 텍스 천장은 생각보다 훨씬 약합니다. 습기 먹으면 더 약해지고요. 의자 위에 쿠션 올리는 건 정말 위험합니다. 중심 잃으면 이번처럼 천장 박살 내는 걸로 끝나면 다행이고, 잘못하면 골절로 이어질 수도 있겠더군요. 정 모기가 천장에 붙었으면 그냥 불 켜놓고 10분만 기다리면 어디론가 내려옵니다. 괜히 급하게 올라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요즘은 전기 파리채도 길이가 긴 제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저도 오늘 점심시간에 2만 원짜리 길이 68센티짜리 하나 주문했습니다. 참고하시길.